제17화
기자 회견의 풍파가 점차 잠잠해지면서 서인혁의 심리 상담 센터도 다시 문을 열었다.
사과하러 오는 환자들이 줄을 이었고 언론의 보도도 의심에서 찬사로 바뀌었다. 모든 것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듯했지만 연민주는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최재율이 마지막 밤에 사라졌던 그 뒷모습은 뭔가 마지막 한 방이 남아 있는 것 같았다.
날씨가 흐린 어느 오후 연민주가 혼자 파일을 정리하고 있을 때 초인종이 갑자기 울렸다. 고개를 들자 흰 가운을 입은 남자 두 명이 엄숙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연민주 씨?”
그중 한 사람이 서류 한 부를 제시하며 말했다.
“정신 건강관리 관련 규정에 따라 저희와 함께 가서 치료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순간 온몸이 얼어붙은 연민주는 고개를 내린 순간 ‘시간 여행자 정신 장애 진단 보고서’라는 진단서를 보았다. 진단서 위에는 유명 정신과 병원의 도장도 선명히 찍혀 있었다. 진단 결론에 그야말로 입이 딱 벌어질 지경이었다.
[중증 망상증 및 자살 경향이 있음, 입원 치료 권장.]
위에 적힌 진단 설명은 마치 칼처럼 연민주의 마음을 찔렀다.
[환자는 장기간 ‘시스템 미션’, ‘시간 여행 세계’ 등의 환상에 빠져 있으며 현실과 허상을 구분하지 못함. 현실 인물과의 정상적인 상호작용을 ‘구원’, ‘흑화 지수’ 등의 환상적 상황으로 왜곡하며 본인이 ‘99번 죽었다’라는 것을 확고히 믿음. 환자는 현실의 손목 긁기와 같은 자해 행위를 ‘시스템 처벌’로 돌리며 이를 통해 자기 손상을 합리화함.]
연민주의 호흡이 멎는 듯했다. 이 보고서는 연민주의 모든 기억을 부정하고 있었다. 만약 ‘시스템’이 환상이라면 최재율은 누구인가? 분명 최재율의 체온을 느꼈고 눈보라 속에 무릎 꿇고 있는 모습을 보았으며 심지어... 손에 전기 충격기를 들어 배 속에 있는 아이까지 죽게 했다.
갑자기 고개를 든 연민주는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
“최재율은 이 세계에 존재하지 않아! 너희가...”
의사가 냉정한 표정으로 연민주의 말을 끊었다.
“연민주 씨, 연민주 씨가 말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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