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화
창밖에 있는 검은 그림자는 묵묵히 침묵하며 서 있었다.
최재율은 창문 너머로 멘탈이 무너진 채 서인혁의 품에 안겨 큰 소리로 우는 연민주의 모습을 보았다. 덜덜 떨고 있는 야윈 어깨는 마치 바람에 흔들리는 마른 나뭇가지처럼 보였다. 눈을 찌를 것 같은 손목의 붕대는 최재율에게 모든 것을 상기시켰다. 연민주는 스스로를 해칠지언정 다시는 그의 곁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을...
힘주어 주먹을 꽉 쥐자 관절 마디에서 뚝뚝 소리가 났다.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질렸지만 마음속에서 소용돌이치는 것은 분노가 아니라 질식할 듯한 깊은 고통이었다.
예전에 눈보라 속에서 최재율과 함께 무릎을 꿇고 있다가 함께 고열로 혼수상태에 빠졌던 일이 떠올랐다. 최재율이 위출혈을 앓았을 때 연민주는 최재율에게 몰래 딸기 사탕 한 알을 쥐여주면서 웃으며 말했다.
“약 먹고 이거 먹으면 정말 달아.”
연민주가 사라진 3년 동안 최재율은 미친 듯이 전 세계를 찾아다녔다. 마지막에 부처님 앞에서 이마가 깨질 정도로 절을 하며 그저 연민주가 곁으로 돌아오기만을 하늘에 빌고 또 빌었다.
한때 영원히 연민주를 사랑하고 보호하겠다고 맹세했던 최재율은 오히려 그녀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은 그 사람이 되었다.
“최 대표님, 계속 진행할까요?”
뒤에 있던 부하 직원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지만 최재율은 대답하지 않았다. 목구멍이 점점 죄어오더니 시야가 한순간에 흐릿해졌다. 고개를 들어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는 연민주는 마치 최재율이 그녀의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듯 그에게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
정말 모든 것이 우습기 그지없었다.
한때 잔인하고 강압적으로 행동하면 연민주를 되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에서야 비로소 깨달았다. 진정한 사랑은 소유가 아니라 놓아주는 것이라는 걸...
“모든 계획 다 취소해.”
몸을 돌려 엘리베이터를 향해 걸어간 최재율은 쉰 목소리로 천천히 말했다.
“맞아, 즉시.”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순간 물 한 방울이 최재율의 손등에 떨어졌다.
잠시 멈칫한 최재율은 손을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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