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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엄청난 충격을 받은 최재율은 피를 토하며 기절했고 병원 VIP 병실에서 깨어났을 때 목구멍에서 피비린내가 올라와 또다시 피를 토했다. “대표님!” 비서가 당황한 얼굴로 최재율을 부축했다. “진정하세요...” “조사해...” 비서의 옷깃을 꽉 잡은 최재율은 완전히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 “정은희... 모두 조사해서 다 밝혀내...” 비서가 떨리는 손으로 서류 한 묶음을 건넸다. “조사했습니다... 연민주 씨가 발견한 임신 검사 결과는 정은희 씨가 일부러 대표님 정장 주머니에 넣은 겁니다.” 최재율은 동공이 격렬하게 흔들렸다. CCTV 영상 속 정은희는 혼란스러운 회식 자리를 틈타 접은 임신 검사 결과를 최재율의 외투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그러더니 성공한 듯한 미소를 지으며 화려한 빨강 매니큐어를 한 손가락으로 천을 가볍게 어루만졌다. “그리고...” 비서가 케이크 가게의 CCTV 영상을 열며 말했다. “정은희 씨가 일부러 연민주 씨의 케이크를 빼앗았고 대표님께 전화를 걸어 연민주 씨가 자신을 때렸다고 비방했습니다...” 화면 속 빗속에 외로이 서 있는 연민주는 손에 망가진 케이크 상자를 들고 있었다. 뒷모습은 당장이라도 사라질 듯한 안개처럼 야위고 초라해 보였다. 최재율은 손가락 관절에서 소리가 날 정도로 주먹을 꽉 쥐었다. 그리고 마지막 서류는 연민주가 자살하기 전 정은희가 보낸 문자 메시지였다. [사진.] 웨딩사진 아래에는 글귀도 한마디 적혀 있었다. [재율 씨가 결혼식을 올려주겠대요.] 발송 시간은 연민주 사망 30분 전이었다. 탁! 최재율이 주먹으로 벽을 내리치자 손가락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선명하게 들렸다. 비서는 소름이 끼쳤지만 천천히 다가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하나 더 있습니다. 대표님, 아이의 건강 검진서를 확인해 봤는데 혈액형이 이상합니다. 대표님과 정은희 씨와 모두 일치하지 않습니다...” 유전자 검사 결과를 본 최재율은 종이를 뚫을 것 같은 예리한 눈빛으로 결과서를 응시했다. [최재율은 생물학적 친부가 아님.] 칼로 심장을 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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