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6화
“넌 알고 있잖아. 네 한마디면 내가 그들은 전부 없애줄 수 있다는 걸…”
기남준의 목소리가 낮게 흘러나왔다.
“… 남준아.”
윤소율이 힘겹게 답했다.
“난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를 수 없어.”
남자가 싱긋 미소 지었다.
“난 가능해.”
윤소율이 고개를 저었다.
“너한테 빚진 게 너무 많네… 갚을 수도 없을 정도야. 그러니 더 이상 나 상관하지 마.”
기남준이 입을 달싹이나 종국엔 입을 다물었다.
미간을 찌푸린 남자는 끝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윤소율은 병원에서 꼬박 일주일을 요양한 끝에 겨우 몸을 추스를 수 있었다.
의사는 더 쉬다 퇴원하라 권했으나 그녀는 당장이라도 촬영장으로 복귀하고 싶었다.
윤소율은 기남준이 회의 때문에 잠시 병원을 비운 사이 몰래 퇴원해 집으로 향했다.
병원으로 돌아온 기남준이 병실이 빈 것을 발견하고 윤소율에게 전화했을 때, 그녀는 대충 몇 마디 둘러댔고 남자는 노골적으로 화를 냈다.
전화를 끊을 때는 숨결마저 차갑게 식어 있었다.
윤소율은 기남준을 화나게 했다는 걸 알면서도 병원에 머무를 수 없었다.
병원은 그녀에게 끔찍한 기억이 깃든 장소였다.
5년 전, 그곳에서 거의 죽어 나왔으니.
가장 큰 문제는 그녀의 주혈문신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평소엔 보이지 않다가 독이 발작할 때만 드러나는 그 문신이 이번엔 더 심하게 부풀어 올랐다.
윤소율이 분노로 입술을 파르르 떨었다.
일주일 동안 서현우는 그녀에게 찾아오지도 않았다.
마치 세상에서 증발한 사람처럼.
하지만 윤소율은 알고 있었다.
서현우는 언젠가 그녀가 독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자신에게 찾아올 것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그래서 더더욱 서현우를 찾아가고 싶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의 뜻대로 움직이고 싶지 않았다.
‘다른 방법은 없는 걸까? 그 남자 말고는 해독법이 없는 건가?’
이번 발작은 지난번과 달랐다.
그때는 뼛속까지 얼어붙을 만큼 추웠는데 이번에는 정반대였다.
몸이 불덩이처럼 뜨겁고, 숨이 막힐 만큼 답답했다.
날씨는 점점 쌀쌀해지고 있는데 그녀는 얇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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