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8화
정소영이 피식거리며 구성하를 향해 말했다.
“성하 씨! 이런 여자한테 속지 마요! 반반한 얼굴 하나 믿고 남의 약혼자나 꼬셔서 한 자리 차지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사람인데, 그건 그냥 허황된 꿈이죠.”
굳이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자리에 있던 모두가 알았다.
정소영이 겨냥한 ‘이런 여자’가 누구인지.
구성하의 표정이 순간 어두워졌다.
“그런 말 함부로 하지 마세요, 소영 씨. 선배님은 그런 분이 아닙니다.”
“아니라고요?”
정소영이 언성을 높이며 반박했다.
“채은 언니 앞에서 공공연히 남자를 빼앗겠다고 말한 게 누군데요? 차마 입에 올리기도 부끄럽네요. 성하 씨, 제발 겉모습에 속지 마세요.”
구성하의 시선이 윤소율로 옮겨졌다.
그러나 그녀는 눈을 지그시 감고 마치 마음을 다잡는 듯 숨을 고르고 있었다.
잠시 후 눈을 뜬 윤소율의 눈빛은 구름이 걷힌 뒤의 하늘처럼 담담했다.
“소영 씨? 우리 이제 대사 맞춰야 하죠? 대본은 제대로 외웠어요? 괜히 내가 실수하게 만들지 말고.”
그 한마디에 정소영은 말문이 막혔다.
“윤소율 씨, 구성하 씨, 정소영 씨. 곧 다음 촬영입니다.”
현장 스태프가 세 사람에게 촬영의 시작을 알렸다.
부디렉터가 간단히 상황을 설명했다.
이번에는 옥연 공주가 이상윤에게 첫눈에 반하는 순간을 촬영해야 했다.
정소영은 무술에 능한 공주의 시녀로 남자의 살기를 감지하고 주의를 주다가 공주의 노여움을 사는 엑스트라였다.
윤소율과 구성하의 맞대사는 매끄럽게 흘러갔다.
비록 그녀의 몸 상태가 완벽하진 않았지만 장면 자체가 간단해 단번에 촬영이 끝났다.
이어지는 건 윤소율과 정소영의 씬.
클래퍼보드가 울리고, 카메라가 돌아갔다.
그런데.
짝!
예상치 못한 마찰음이 세트장에 울려 퍼졌다.
순간, 사람들의 시선이 스튜디오의 중앙에 서 있는 두 여인에게 쏠렸다.
윤소율의 손바닥이 정소영의 뺨을 강하게 후려친 것이었다.
장내는 찬물을 끼얹은 듯 고요해졌다.
대본에는 없는 장면이었다.
심지어 이 감독조차 놀라 급히 대본을 다시 확인했다.
이봉화의 기억이 맞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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