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9화
그녀가 노린 것은 정소영이 반항하지 못하는, 바로 이런 그림이었다.
정소영이 미간을 험악하게 일그러뜨렸다.
“윤소율 씨! 사적인 문제를 작품에까지 끌어오지 마요! 당신은 그냥 내가 못마땅한 거잖아요!!!”
윤소율이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말을 부정했다.
“소영 씨. 그건 그냥 소영 씨가 속이 좁은 거예요. 내가 정말 사적인 문제로 복수하려 했다면 아예 감독님께 얘기해 당신을 교체해 버렸겠죠. 소영 씨가 사고 친 거 다들 알고 있잖아요? 그럼에도 내가 문제 삼지 않았으니 지금까지 남아 있는 거죠. 그런데도 감히 이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해요?”
“당신…”
“게다가 아까는 대사조차 제대로 받아치지 못했잖아요. 그래서 NG 난 거고, 그래서 다시 찍는 거잖아요, 소영 씨 때문에.”
정소영이 억울한 표정으로 이봉화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감독님, 보셨죠? 이건 명백한 복수예요! 저를 괴롭히는 거라고요!”
잠시 고민하던 이봉화가 이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흠… 그런데… 방금처럼 뺨 맞는 장면을 넣으니까 대사가 더 살긴 해요.”
“……뭐라고요?”
정소영이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소리쳤다.
“감독님!”
“자자, 다시 가보자고요. 뺨 맞는 것도 넣어요! 대신 멘탈 좀 다시 잡아요, 정소영 씨. NG는 안 돼요.”
정소영은 분통을 삼키듯 입술을 세게 깨물었다.
이윽고 이어지는 촬영.
“나 때리기만 해봐요!”
정소영이 이를 악물고 으름장을 놓았다.
하지만 윤소율은 그저 가벼이 웃을 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촬영이 재개되고 정소영은 겨우 연기에 몰입해 대사를 이어갔다.
“공주님, 제발 저 사람을 경계하세요. 제가 보기에 이상윤이라는 사내는 결코 평범하지 않습니다. 잊지 마세요, 그는 우국의 인질—”
짝!
또다시 울려 퍼진 마찰음.
윤소율이 이번에도 정소영의 뺨을 후려쳤다.
심지어는 아까 때린 자리를 또 때린 것이었다.
얼굴이 벌겋게 부어오르고, 화끈거림이 근육 깊숙이까지 파고들었다.
정소영은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서며 이를 갈았다.
눈빛이 칼날처럼 날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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