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0화
“오늘은 마침 성하 씨와의 키스신이 있어요. 원래는 대역을 써서 찍으려 했는데 한소이 씨가 와줬으니 그럴 필요가 없겠네요.”
이봉화 감독의 말에 한소이의 심장이 뛰었다.
구성하는 지금 가장 뜨거운 인기를 누리는 톱스타로 그녀가 수년간 동경해 왔었다. 구성하와 함께 연기를 한다는 것만으로도 꿈같은 일인데 하필이면 첫 호흡이 키스신이라니. 이건 팬이라면 상상조차 하기 힘든 최고의 순간이었다.
한소이의 두 볼이 불그스름하게 달아올랐으나 애써 담담한 척 물었다.
“왜 굳이 대역을 써야 했던 거죠?”
“그게...”
머리를 싸쥐며 이봉화는 난처해했다.
“투자자들의 요구예요.”
이번 드라마의 주요 투자자인 서현우와 기남준이 공교롭게도 윤소율에게는 키스신을 찍게 해서는 안 된다고 못을 박아 두었다.
그 탓에 감독은 여러 번 분할 콘티를 짜야 했고 대역을 이용해 억지로 찍어야 했지만 키스신이란 결국 근접 촬영이 생명이었고 진짜 입맞춤이 주는 긴장감과 감정선을 대체할 수는 없었다.
이봉화는 부감독인 최광일을 보내 구성하를 불러오게 했다. 잠시 후 최광일이 난감한 얼굴로 돌아왔다.
“이 감독님, 성하 씨 쪽에서 키스 대역을 쓰겠답니다.”
“뭐라고?”
미간이 깊게 찌푸려지며 이봉화가 말했다.
“키스 대역이라니, 그게 무슨 말이야?”
난처하게 웃으며 최광일이 대답했다.
“성하 씨한테는 늘 쓰는 전속 대역이 몇 명 있잖습니까. 무술신도 체력이 딸려서 대역이 자주 들어가는데 키스신도 그 대역이 하겠다네요. 그리고 성하 씨는 원래 대역이랑 직접 연기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 말에 한소이의 가슴이 싸늘히 식었다. 대역이라서 자신이 ‘대역’이기 때문에 구성하는 함께하기를 꺼린단 말로 들렸다.
이봉화는 한소이의 표정을 눈치채지 못한 채 최광일에게 물었다.
“그 대역 외모는 어때? 근접 촬영에서도 티 안 나겠지?”
“바로 불러오겠습니다.”
잠시 후 구성하의 대역인 이재민이 현장으로 들어왔고 이봉화는 그를 힐끗 보고 중얼거렸다.
“닮지도 않았잖아.”
자신만만하게 이재민이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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