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6화
늦은 밤.
윤소율은 끔찍한 악몽을 꾸고 식은땀을 흘리며 화들짝 잠에서 깨어났다.
“깼어요?”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윤소율이 소리가 나는 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창가에 서 있는 서현우가 보였다.
서현우는 창문에 등을 기댄 채 서 있었고 달빛이 그의 윤곽을 희미하게 훑었을 뿐 그의 얼굴은 어둠 속에 묻혀 있었다.
서현우의 손끝에는 담배의 작은 불꽃이 타오르고 있었고 옅은 담배 냄새가 그 특유의 향수 냄새와 뒤섞여 공중에 감돌았다.
윤소율은 저도 모르게 이불로 몸을 단단히 감쌌다.
“아직도 안 가고 왜 여기 있어요?”
서현우는 들고 있던 담배꽁초를 재떨이에 무심히 비벼 껐다.
그리고는 침대 곁으로 다가왔다.
윤소율은 고개를 들어 서현우를 올려다보았다.
오랜 침묵 속에서 시선이 맞닿았다.
문득 윤소율이 싸늘하게 웃었다.
“서현우 씨, 당신...”
“아버지가 돌아오셨어요.”
서현우가 말을 잘랐다.
“며칠 안에 양가 혼사 문제를 상의하기 위해 서씨 가문에 돌아가 있을 겁니다.”
윤소율은 갑자기 입을 다물고 말았다.
서현우가 임채은과 약혼을 하려는 것이다.
윤소율은 실소했다.
“그게 당신 일이지, 저한테 왜 말해요? 아니면 당신이 결혼할 테니 우리 사이의 시시한 놀음은 끝났다고 선언하려는 건가요.”
서현우는 몸을 숙여 윤소율의 턱을 움켜쥐더니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우리 놀음은 이제 막 시작인데.”
윤소율의 눈빛이 흔들리더니 곧 화가 치밀어 맹렬히 벗어나려고 몸부림쳤다.
“나는 당신하고 더는 놀고 싶지 않아요!”
서현우가 결혼하든 말든 상관없었다.
서이안만 돌려주면 그만이었다.
윤소율은 서이안만 원했고 서이안 말고는 아무것도 필요 없었다.
서현우는 윤소율의 고집스러운 작은 얼굴을 바라보더니 문득 윤소율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윤소율은 분노에 휩싸여 서현우의 입술을 악착같이 물어뜯었다.
서현우의 낮고 억눌린 신음이 윤소율의 귀에 예민하게 와 닿았다.
윤소율이 온 힘을 다해 깨물자마자 이내 서현우의 입술에서 비릿하고 달큼한 피 맛이 느껴졌다.
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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