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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임가을은 꼭 토라진 아이처럼 굴었다. ‘어쩌면 어른이 다 돼서도 이렇게 유치하고 한심할 수가 있을까.’ 나는 사실 이 며칠만 조용히 넘기고 싶어서 굳이 상대해 주고 싶지도 않았다. 하지만 임가을은 계속 날 자극했고 나 역시 더는 참을 이유가 없었다. 나는 대표 자리에 앉아 냉정하게 그녀를 바라봤고 아주 단호하게 말했다. “나가.” 예전에는 내가 그녀의 부하였고 그녀의 명령을 따라야 하는 입장이었기에 내 역할을 묵묵히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고 내가 대표고 임가을은 부대표였다. 그러니 이제는 그녀가 내 말을 들어야 할 차례였다. “너... 너 지금 뭐라고 했어?” 임가을이 벌떡 다가와 책상을 세게 내리치며 억눌렀던 분노를 한꺼번에 폭발시켰다. “나가라고 했어.” 내가 다시 말하자 임가을은 손을 번쩍 들어 내 뺨을 때리려 했다. 하지만 나는 그녀의 손목을 단단히 붙잡았다. “놔. 이 개 같은 놈아, 어서 놓으라고!” 임가을은 미친 듯이 버둥거렸지만 내 힘을 이길 수 없었다. “임 부대표, 이제 본인 위치를 똑바로 알아야지. 난 더 이상 너의 비서가 아닙니다. 이제 나는 네 상사라고.” 나는 냉랭하게 말한 뒤 그녀의 손을 힘 있게 뿌리쳤다. 임가을은 완전히 분노에 휩싸여 사무실 안에 있는 물건에 화풀이하기 시작했다. 눈에 보이는 것마다 부서지거나 박살이 났다. “이 개 같은 놈이 대표라니. 감히 내 머리 위에 올라타려고? 꿈도 꾸지 마!” 임가을은 물건을 집어 던지며 소리를 질렀지만 나는 그냥 구경만 하고 있었다. 어차피 그 모든 게 내 돈으로 산 게 아니었으니까 말이다. ‘그래. 어디 한번 마음껏 부숴봐. 어차피 인사팀에서 금방 새 걸로 채워줄 테니.’ 한참 뒤, 임가을은 숨을 헐떡이며 내 쪽을 쏘아봤고 마치 무슨 승리라도 거둔 듯한 표정이었다. 나는 비웃으며 수화기를 들었다. “네, 저 정윤재입니다. 제 사무실 집기 일체 다시 세팅해 주세요.” “정윤재!” 임가을이 날카롭게 소리쳤지만 나는 전혀 개의치 않고 전화를 끊고 바로 사무실을 나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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