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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화

“정윤재, 당장 나오지 못해! 왜 대답을 안 하는 거야? 지금 당장 안 나오면 네 집 문짝을 통째로 부숴버릴 줄 알아. 빨리 문을 열라고... 이 겁쟁이야!” 임가을의 욕설과 함께 복도에서는 이웃들의 불평이 뒤섞여 들려왔다. “대낮부터 뭔 소란이야? 좀 조용히 좀 해요. 귀찮아 죽겠어요!” “조용히 살고 싶으면 정윤재 보고 나와서 날 좀 만나게 하라고 하세요!”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랑은 아무 상관 없잖아요. 정윤재 씨랑은 우리도 별로 안 친하다고요.” “그럼 입 다물고 참으시던가... 여기서 개처럼 짖지 말고!” “아니. 아가씨가 얼굴은 멀쩡하게 생겼는데 입에서 나오는 말은 왜 이 모양이야.” “쿵! 쿵!” 임가을이 신경질적으로 현관문을 몇 번이고 걷어차며 고래고래 소리쳤다. “문 열어. 문 열라고!” 나는 한숨을 길게 내쉬고는 조용히 문을 열고 아무렇지 않은 듯 복도로 나왔다. 내가 임가을을 완전히 무시하듯 행동하자 그녀는 순간 더 화가 난 표정이 되었다. 그녀는 엘리베이터 앞을 막아서 내 앞길을 가로막았고 나는 피해서 계단으로 내려갔다. 1층에 도착하니 임가을이 팔짱을 낀 채 내 차 앞을 가로막고 서서 차가운 시선으로 나를 노려봤다. “내가 가만히 있으랬지? 내 허락 없이 어디 가려고 그러는 거야?” “그리고 무슨 권리로 주오성을 때린 거야? 이건 명령이야. 당장 가서 주오성한테 사과해!” 나는 조용히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싫어.” “뭐라고? 네가 감히 내 말을 안 들어?” 임가을은 이를 바득바득 갈며 손가락질했다. “정윤재, 넌 우리 임씨 집안이 데려다 키운 시종이야! 내 말에 복종만 해야지... 감히 어디서 토를 다는 거야? 내가 시키면 무조건 해야 하는 거야.” 나는 아직도 이런 소리로 나를 깎아내리려는 임가을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나는 그녀를 쌀쌀맞게 바라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래? 그럼 잘 들어.” 나는 곧장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30분 뒤에 임라 그룹 긴급 이사회 소집합니다.” 전화를 끊으며 일부러 임가을 쪽을 힐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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