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4화
박성택이 냉소를 흘리며 호통을 쳤다.
그 순간, 파티장 안은 완전히 얼어붙었다.
‘계약을 이미 했는데 파기하고 다시 한다고? 그게 가능하단 말이야?’
이건 재원 그룹처럼 규모 큰 대기업이니 가능한 소리였다.
다른 회사였다면 감히 엄두도 못 낼 일이었다.
진해수의 얼굴은 초록빛이 돌 정도로 굳어 있었지만 그는 어디까지나 진씨 가문의 둘째 아들일 뿐, 박씨 가문의 도련님과는 급이 달랐다.
1대 주주와 2대 주주, 한 자리 차이처럼 보여도 실제 위상은 하늘과 땅 차이였다.
굳이 말하자면 2대 주주는 1대 주주 밑에서 일하는 ‘임원’ 같은 존재였다.
결국 진해수는 이를 악물고 고개를 숙였다.
“알겠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잘 알겠습니다.”
그는 표정을 굳힌 채 말했다.
나는 그 타이밍에 맞춰 계약서를 꺼내 들었다.
“수고스럽지만 좀 부탁드립니다.”
진해수는 이미 이 계약서를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 다시 보자 그의 표정은 훨씬 더 복잡해졌다.
“아, 안 됩니다! 도련님! 이건 말이 안 됩니다!”
“이미 저한테 넘기시겠다고 하셨잖아요! 이걸 어떻게 저 사람한테 줄 수 있어요?!”
임가을은 아직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듯, 진해수의 팔을 붙잡고 붙들었다.
그러자 진원우가 그 둘을 싸늘하게 쳐다보며 딱 잘라 말했다.
“가을 씨, 여긴 재원 그룹의 내부 사안입니다. 외부인이 끼어들 일이 아니예요.”
하지만 임가을은 포기하지 않았다.
“재원 그룹이면 뭐요?”
“이 프로젝트, 제가 몸 바쳐서 따낸 건데요?!”
“도련님, 벌써 자고 나셨으면 적어도 책임은 지셔야 하는 거 아니에요?!”
그녀는 당황한 나머지 할 말 못 할 말 다 쏟아냈다.
“뭐라고? 잤다고?”
박성택은 그대로 박장대소했다.
“야, 너 진짜 그렇게 굶주렸냐?”
“세상에, 저딴 여자를 귀하게 여겨? 넌 여자 처음 보냐?”
진원우도 웃음을 참는 듯 고개를 돌렸지만 이내 정색하며 말했다.
“해수야, 이게 뭐 하는 짓이야? 아버지께서 몇 번이나 말했지, 공과 사는 구분하라고. 너 지금 여자 하나 때문에 무슨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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