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7화
이선아는 잠깐 몸을 굳히더니 곧 웃으며 나를 바라봤다.
“왜, 그렇게 내가 궁금해?”
그녀의 반응은 순간적이었지만 나는 분명히 느꼈다.
“나 남자친구 없어. 나랑 한번 잘래?”
이선아는 금세 평정심을 되찾고는 상체를 세우며 두 손을 내 어깨에 얹고 요염하게 웃었다.
“누가 더 이득일지는 나도 몰라요.”
나는 웃으며 받아쳤다. 이선아의 성격을 뻔히 아는 터라 가만있으면 오히려 더 놀림당할 게 뻔했다.
“어머머, 이제 제법 말대답도 하네.”
“그런데 잊은 거 아니지? 우리 약속?”
“일 끝나면 나랑 자주기로 했잖아.”
“지금 갈 데라도 찾을까?”
그녀는 내가 반격하자 오히려 더 대담해져서 내 턱을 살며시 들어 올렸다.
솔직히 순간적으로 머릿속에 불이 확 붙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겨우겨우 그 충동을 억눌렀다.
“됐고요, 이제 진지하게 얘기 좀 하죠? 무슨 일로 부른 거예요?”
나는 그녀의 다리를 내려주며 말했다.
이대로 두면 정말 선을 넘을 것 같았다.
이선아는 그런 내 반응이 재미있다는 듯 활짝 웃었다.
마치 내 당황스러운 얼굴이 무척 만족스럽기라도 한 듯했다.
“별건 아니고, 축하해주려고.”
“그리고 말이지... 친구가 엄청 분위기 좋은 바가 있다면서 남자랑 꼭 같이 가보래.”
“할 수 없이 너를 데리고 가는 거지, 뭐.”
말을 마치고 이선아는 욕실로 들어갔다.
“나 씻고 나올게. 밥 먹으러 가자.”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 여자는 정말... 답이 없다니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준비를 마쳤고 우리는 그녀가 예약한 바로 향했다.
우리가 도착한 건 작고 아늑한 룸이었다.
바닥에 앉는 구조였고 주변은 은은한 조명에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꾸며져 있었다.
확실히 분위기는 꽤 괜찮았다.
나도 이런 곳은 처음이었다.
“내 친구가 괜히 추천한 게 아니네. 진짜 괜찮다.”
그녀는 웃으며 내 맞은편에 앉았고 우리는 메뉴판을 펼쳤다.
하지만 그 메뉴판을 본 순간 나는 멍해졌다.
“사랑의 강... 뜨거운 육체... 담장을 넘은 장미...?”
“이게 다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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