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화
“남의 손을 빌려 사람을 죽이다니, 수법이 참 대단하군.”
강다윤은 미소를 지었다.
“임 대표님의 협조가 없었으면 이렇게 깔끔하진 않았죠. 그리고 아까 임 대표님을 본 것 같던데요.”
임재현은 잔을 들어 허공에 부딪쳤다.
“사람이란 겁 좀 먹어야 얌전해지지.”
임지영은 죽지 않았다. 사흘간의 사투 끝에 간신히 목숨을 건졌지만, 불행히도 다리를 영영 잃었다. 그것도 강명훈이 병을 앓던 그 다리였다.
강다윤이 병실을 찾자 임지영은 손 닿는 대로 물건을 집어 던졌다.
“강다윤! 임씨 가문은 절대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 반드시 죽여버릴 거라고!”
강다윤은 비웃듯 고개를 기울였다.
“하지만 지금 다리 부러진 건 너고, 멀쩡히 서 있는 건 나야.”
그녀는 흰 국화를 꺼내 침대 옆에 조용히 놓으며 말했다.
“넌 늘 남을 쓰레기라 부르더니, 이제 진짜 무력함이 뭔지 직접 느껴봐.”
임지영은 던질 수 있는 걸 다 던졌지만 분노는 조금도 가라앉지 않았다.
“임재현은 어디 있어! 왜 나타나지 않아!”
강다윤은 문가로 물러서며 혀를 찼다.
“당연히 네 병원비 벌러 다니겠지. 이 정도 병실, 이 층 전체가 너 혼자 쓰는 거라잖아. 이런 대우 누가 받겠어? 복 받은 줄 알아. 참, 티브이에 인터넷 연결돼 있더라. 연예 뉴스나 좀 봐. 아마 깜짝 놀랄 거야.”
그 말을 끝으로 강다윤은 미소를 지은 채 병실을 나섰다. 문 안에서는 임지영의 욕설이 계속 터져 나왔지만 그녀의 얼굴은 차갑게 식어갔다. 복도에서 마주친 간호사에게 그녀는 짧게 지시했다.
“아무도 저 방엔 들이지 말아요.”
병실 안, 임지영이 TV를 켜자 화면 가득 자신과 유하진의 열애 보도가 쏟아지고 있었다.
사진 속 유하진은 그녀를 품에 안은 채 다정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누리꾼들은 자기 신랑도 자신을 저렇게 애틋하게 안은 적이 없다며 떠들었지만 임지영만은 알고 있었다. 그 품은 결혼식장으로 가는 품이 아니라 저승길로 향하는 마지막 포옹이었다. 살아남은 건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었다.
그제야 등골을 타고 냉기가 흘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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