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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전화는 일방적으로 끊겼다. 다시 걸었을 땐 이미 차단된 상태였다. 유하진이 낮게 중얼거렸다. “아직 내가 한 게 부족한 거야.”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차를 몰아 솔원 팰리스로 향했다. 이정미는 자고 있다가 무언가를 뒤적이는 소리에 깨 아들이 정교한 나무 상자를 품에 안고 있는 걸 보았다. 그녀는 상자를 빼앗으려 달려들었지만 요즘 쇠약해진 탓에 유하진이 가볍게 밀기만 해도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유하진, 또 그년한테 주려는 거냐?” 유하진은 손을 내밀다 멈추고 등을 곧게 세웠다. “그날 어머니가 막지만 않았어도 약혼식장에서 이미 다윤이에게 줬을 거예요. 이건 원래 다윤이 거예요. 이제야 제주인에게 주는 것뿐이죠.” 그는 말을 마치자마자 상자를 안고 나갔다. 뒤에서 이정미가 울부짖으며 매달렸지만 그는 단 한 번도 돌아보지 않았다. 그 팔찌는 유원 그룹 대대로 내려오는 가보 같은 것이었다. 유씨 가문 며느리에게만 전해지는 상징 같은 물건이었다. 약혼 당시 이정미는 강다윤을 철저히 무시했다. 운전기사의 딸이 감히 유가의 며느리가 될 자격이 없다고 여겼던지라 그 팔찌를 몰래 숨겨버렸다. 그때의 유하진은 시력을 잃은 상태였다. 어머니를 설득할 힘이 없었기에 그저 강다윤을 달랠 수밖에 없었다. “우리 어머니도 언젠간 네 진심을 알아보실 거야. 그땐 직접 네 손에 이걸 끼워주실 거야. 그러니까 너무 속상해하지 마. 내가 대신 더 좋은 거로 보상할게.” 강다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보이지 않았지만 그녀가 상처받았다는 걸 느꼈다. 시어머니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건 어떤 여자에게도 아픈 일이다. 며칠을 수소문한 끝에 그는 강다윤이 임재현의 회사, 미래 그룹에서 일하고 있다는 걸 알아냈다. 유리 벽 너머로 보이는 그녀는 프레젠테이션을 진행 중이었다. 차분하고 단호하면서도 여전히 눈부셨다. 강다윤은 잠시 유하진를 발견하고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얼마나 기다렸을까, 회의가 끝나자 그는 곧장 다가가 상자를 열었다. 안에는 투명하게 빛나는 팔찌가 조용히 놓여 있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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