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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화

유하진은 회사에서 걸려온 전화를 들으면 들을수록 더 차분해졌다. 결국에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전화를 끊고 조심스럽게 나무 상자를 열어 팔찌를 꺼냈다. 그의 눈빛에는 묘한 간절함이 스쳤다. “다윤아, 이젠 받아줄래?” 강다윤은 그가 미쳤다고 생각하며 냉소를 흘리고 돌아섰다. 그제야 유하진은 깨달았다. 강다윤은 모든 반찬과 밥은 다 먹었지만 그가 정성껏 깐 새우만은 손도 대지 않았다는 것을. 그녀는 분명 예전에 새우를 그렇게나 좋아하던 사람이었다. 그 와중에도 유하진의 핸드폰은 계속 울려댔다. 결국 전원을 꺼버렸지만 직원들이 직접 찾아와 유하진을 억지로 끌고 갔다. “대표님, 이제는 설명을 해주셔야죠. 강다윤 씨 하나 때문에 회사를 내동댕이치시다니요. 수천 명 직원은 생각 안 하셨어요?” 직원들이 몰려들어 따졌지만 유하진은 그저 느긋하게 소파에 몸을 기댔다. “가져가고 싶은 게 있으면 다 가져가요.” “대표님, 제정신이세요?” 모두가 당황한 그때 문밖에서 또각또각 하이힐 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온 사람은 다름 아닌 그의 어머니, 이정미였다. “하진아, 이제는 제발 엄마 말 좀 들어!” 유하진은 고개를 들었고 그 눈빛에는 살얼음판 같은 냉기가 가득했다. “제가 밖에 나오지 말라고 했잖아요.” 이정미는 분노를 억누르지 못했다. “내가 안 나왔으면 유원은 그 여우 같은 년한테 무너지고 말았을 거야!” 그러자 유하진은 차갑게 픽 웃었다. “이미 망했어요. 마침 딱 맞게 오셨네요. 송별회나 하자고요.” 그의 말에 모두가 멍해졌다. 다들 유하진의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열심히 생각하고 있던 때 또 또각또각 소리가 울려 퍼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름다운 미모의 여자가 그들 앞에 나타났다. 그 사람은 바로 강다윤이었다. 다들 그녀가 조롱하러 온 줄 알았지만 그녀가 먼저 입을 열었다. “오늘부터 유원 그룹은 제가 인수했습니다. 앞으로 유원 그룹이 아니라 강진 그룹이 될 겁니다.” 이정미는 바로 달려들려고 했지만 유하진이 팔을 뻗어 그녀를 막았다. “이년아! 돌아온 이유가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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