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화
최지영의 목소리에 실린 오만함은 방금 들은 녹음 파일보다 더 노골적이었다.
그녀의 말에 이도원의 얼굴에 남아 있던 미세한 웃음기마저 사라졌다.
이도원은 케이크 상자를 움켜쥔 손이 뼈마디까지 희게 질릴 정도로 분노했다.
방 안에서는 여전히 한껏 들뜬 웃음과 대화가 오가고 있었다.
그러나 그 소리와는 별개로 이도원의 가슴속에서 들끓던 분노는 폭발 직전까지 부풀어 오르고 있었다.
백씨 가문의 외동아들인 그는 태어나면서부터 굴욕이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그런 이도원을 속이고, 우롱하고, 경멸하며 장난감처럼 다룬 사람. 그게 최지영이었다.
사랑이 분노와 원망으로 뒤틀렸지만 그는 결코 그녀를 놓아줄 수 없었다.
쾅!!!
문이 거칠게 열리고 놀란 사람들이 눈을 동그랗게 뜬 사이, 이도원은 손에 든 케이크를 그대로 최지영에게 던져버렸다.
“꺄악!”
최지영은 비명을 지르며 급히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크림으로 가득한 케이크는 이미 그녀의 값비싼 옷을 망가뜨린 뒤였다.
눈을 치켜뜬 그녀의 눈동자에 치밀어오르는 분노가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최지영은 체면조차 잊은 채 날카롭게 이도원을 쏘아붙였다.
“이도원, 너 미쳤어?!”
“최지영, 나 가지고 노는 거 재밌었어?”
그는 이를 갈며 물었다. 낮고 거친 목소리에는 이도원의 인내와 배신감이 담겨 있었다.
피가 고일 듯 붉게 충혈된 두 눈은 그의 분노를 숨기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질책에도 최지영은 반박은커녕 피식, 얕은 웃음을 흘렸다.
“이미 다 들었을 테니까 굳이 숨길 필요도 없겠네. 맞아, 난 널 가지고 놀았어. 왜냐고? 우리 언니가 너한테 매달리니까, 널 사랑하니까. 난 어릴 때부터 걔가 가진 건 전부 빼앗아야 분이 풀렸거든.”
그녀는 웃고 있었지만 말속에 담긴 잔혹함은 시릴 정도로 차가웠다.
“...”
이도원은 순간 시야가 아득해지는 것 같았다.
‘어쩌다... 몸을 던져 이름도 모르는 소년을 구했던 그 아이가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그의 절망에도 최지영은 즐거운 듯 입꼬리를 당겨 웃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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