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더 많은 컨텐츠를 읽으려면 웹픽 앱을 여세요.

제175화

주위를 한 번 훑어보니 아직 아홉 시가 조금 넘은 때라 오가는 사람이 꽤 있었다. 진서라는 그제야 용기를 조금 내 휴대폰을 꺼내 손전등을 켜고 그쪽으로 걸어갔다. 번호판을 확인한 뒤 차 앞으로 다가가 창문을 두드렸다. 창문이 스르르 내려가며, 곰방대를 문 중년 남자의 성실해 보이는 얼굴이 드러났다. 그는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그녀를 훑어보았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어본 뒤 사투리로 물었다. “진서라 씨?” “네, 저... 저예요.” “주 여사님이 진서라 씨를 역까지 데려다주라고 했어요. 타요.” 그는 내릴 생각은 없고, 대신 트렁크를 열었다. 진서라는 얼른 캐리어를 실어 놓고는, 누가 뒤에서 칼이라도 휘두를 듯 마음이 급해 재빨리 뒷좌석으로 몸을 밀어 넣었다. 차에 앉고 나서야 얼굴의 공포가 약간 풀리며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 중년 남자는 백미러 너머로 그녀를 힐끗 보더니 입가에 찰나의 싸늘한 웃음을 그렸다가 금세 무표정으로 돌아갔다. 남자는 곧바로 출발하지 않고, 태평하게 곰방대를 다 피운 뒤 창문을 열어 담배를 털어 버리고서야 차를 서서히 몰기 시작했다. 차 안에는 담배 냄새가 진동했다. 진서라는 속이 메슥거렸다. “기사님, 창문 좀 열어 주실래요? 냄새가 너무 진해서... 머리가 어지러워요.” “어지러운 게 맞아요. 푹 자요.” 그 말이 이상하다는 걸 깨닫는 순간 진서라의 심장이 목구멍까지 치받았다. 서늘한 냉기가 발끝에서 치밀어 올라 온몸의 솜털이 곤두섰다. “다... 당신 누구예요? 세워요, 차 세워요!” 운전석을 붙잡으려 버둥거렸지만, 몸의 기운이 쭉 빠져나간 듯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운전자를 붙잡기는커녕 제대로 몸을 세우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눈에는 극한의 공포가 떠올랐고, 온몸이 겁에 질려 떨렸다. 손을 뻗어 운전석 등받이를 움켜쥐려 했지만, 손아귀가 자꾸 풀려 허공만 긁었다. 상황을 깨닫는 순간 진서라의 얼굴은 절망으로 물들었다. 차가 덜컹하고 튀자, 그녀는 뒷좌석으로 그대로 맨몸으로 쓰러졌다. 아무리 해도 일어날 수가 없었다. 갑자기 핸들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 Webfic, 판권 소유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