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1화
윤라희는 말문이 막혔다.
순간 며칠 전 묘지 앞에서의 장면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피가 거꾸로 솟구치는 듯 얼굴 전체가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거절하지 않았다는 건, 곧 동의한 거나 마찬가지지.”
“...”
이번에는 얼굴뿐만 아니라 목까지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게다가 넌 꽤 적극적이었잖아. 나한테 반응도 했고. 그건 네가 원해서 한 거라는 증거지.”
“그만해!”
윤라희는 날카로운 목소리로 그의 말을 끊었다.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이 남자는 원래 이렇게 뻔뻔했던가?
“그만하면 됐잖아!”
윤라희는 이를 꽉 물었다.
‘내 체면은 생각도 안 해?’
그날은 순간적으로 그 잘생긴 얼굴에 홀려서 그렇게 된 거고 이미 그 일만으로도 충분히 수치심을 느끼고 있었는데, 이 남자는 대체 몇 번이나 그 얘기를 꺼낸단 말인가.
땅이라도 파서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차도겸, 이 멍청한 돌직구 스타일의 남자 같으니라고!’
하지만 그는 그녀의 분노 따윈 신경도 쓰지 않았다.
“네가 원한 거라면 그건 강요가 아니니까. 나를 차단한 이유가 될 수 없어.”
“누가 원했다 그래!”
윤라희는 이를 바득바득 갈며 외쳤다.
누가 봐도 자발적인 상황이 아니었는데, 이 남자는 자꾸 그걸 원해서 했다고 우긴다. 자신은 분명 강제로 끌려간 쪽인데 말이다.
“원하지 않았다면 왜 반응했어?”
“...”
진정됐던 얼굴에 다시 붉은 기운이 올라왔다. 이번엔 얼굴도 뜨겁고 가슴도 뜨겁고 정말 뭔가 얹어두면 요리라도 될 것 같은 열기였다.
“나 그런 적 없어!”
윤라희는 눈빛을 피하며 얼버무렸다. 목소리까지 작아졌다.
“입 벌렸잖아.”
“...”
“혀도 움직였고.”
펑!
순식간에 온몸이 확 달아올랐다. 윤라희는 이제 단순히 얼굴이나 목만 붉어진 게 아니라 등까지 후끈 달아오른 기분이었다.
‘지금 이혼한 전남편과 왜 이런 얘기를 하는 거지?’
“나가!”
“왜 차단했어.”
차도겸은 또다시 물었다. 이 질문에 유독 집착하고 있었다.
그게 단순히 이유가 궁금해서인지 아니면 그 이상의 감정이 얽혀 있어서인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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