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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3화

둘 사이에 더 무슨 할 말이 있겠나. 꽤 오래 기다렸지만 차도겸의 답장은 오지 않았다. 이제 그가 답을 안 하겠거니 하고 휴대폰을 끄고 잘 참이었다가, 화면에 문자가 툭 떴다. [기다려.] 세 글자뿐인데 윤라희의 심장이 살짝 떨렸다. 생각은 2년 전으로 당겨졌다. 그녀의 열여덟 번째 생일 전날 밤, 그가 신비한 생일 선물을 준비했다며 생일 당일 저녁에 시간이 있는지 묻는 문자를 보냈다. 그때의 그녀는 한없이 순했고 그 남자에 대한 의지로 가득했다. 메시지를 보는 순간 심장이 쿵쾅거렸다. 간신히 설렘을 눌러 담고 선물이 뭔지 물었다. 그는 말하지 않았다. 단 세 글자만 보냈다. [기다려.] 윤라희는 기다렸다. 그리고 기다린 끝에 맞닥뜨린 건 그의 침대에서 눈을 뜬 자신, 그가 내뿜던 혐오의 시선, 이름값이 산산이 부서지는 결말, 집안이 풍비박산 나는 비극이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2년이 흘렀고 다시 그 두 글자를 보았지만, 그때처럼 가슴 설레는 마음은 더 이상 없었다. 윤라희는 무표정으로 폰을 꺼 침대 머리맡에 내려놓고, 불을 끄고 잠에 들려 했다. 막 누웠는데 탁 다시 스탠드가 켜졌다. 그녀는 휙 손을 뻗어 폰을 집어 들고, 전원을 켠 뒤 카톡을 열어 일사천리로 차도겸의 채팅창을 띄웠다. 순간 두 눈이 동그래졌다. ‘왜 이 인간이 문자를 보낼 수 있지? 분명 차단했는데!’ 카톡을 몇 번이나 확인하고, 연락처도 들춰보고, 여러 번 대조한 끝에 윤라희는 이를 악물었다. ‘이 죽일 인간, 도대체 언제 내 휴대폰을 훔쳐 만진 거야. 심지어 친구까지 다시 추가해 놨잖아!’ 사흘 전 밤이 떠올랐다. 자신은 소파에서 잠들었고, 차도겸이 그녀를 안아 침대로 옮겼다. 틀림없이 그때 폰을 만졌을 것이다. ‘선 넘네! 허락도 없이 남의 폰을 건드리다니 사생활 침해야. 고소해 버릴까!’ 윤라희는 씩씩대며 잠금 비밀번호를 엄마 생일로 바꿨다. 하지만 잠시 생각하더니 그건 아닌 것 같았다. 둘 다 생일이면 또 맞힐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휴대폰 번호 뒤 여섯 자리로 바꿨다. 폰을 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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