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4화
다른 것들은 내일 윤라희가 오면 이야기하면 되었다.
윤라희는 다음 날 아침 아홉 시 반이 되어서야 눈을 떴다. 요즘 너무 지쳐 있었다.
드라마는 한 편뿐이었지만 예능을 두 개나 소화했고, 거기에 이상한 사람까지 상대하느라 체력과 머리가 다 닳아 있었다.
오랜만에 늦잠을 자고 기지개를 한껏 켠 뒤, 간단히 아침을 차려 먹으며 휴대폰 전원을 켰다.
곧바로 수십 개의 문자와 부재중 전화가 쏟아졌다. 전부 서경민의 것이었다. 자신이 뭘 잊었는지 떠오르자, 윤라희의 얼굴빛이 살짝 바뀌었다.
그녀는 카톡을 열었다.
[내일 아침 여덟 시, 중앙 광장에서 모일 거야. 지각하지 마.]
[일어났어? 난 지금 중앙 광장으로 가는 중. 데리러 갈까?]
[난 도착했다. 너는 나왔어?]
[왜 아직도 안 와?]
[다 왔어. 이제 너만 남았어, 빨리 와.]
[어디야. 왜 전화를 안 받아?]
[혹시 아직도 안 일어났어? 답장해.]
[전화받아. 왜 전원이 꺼져 있어? 다들 너 하나 기다리는 중이야!]
[안 오면 우리 갈 거야. 도대체 언제 와!]
[전화받아! 윤라희 너 뭐 하는 거야! 너 한 시간이나 늦었어!]
[어디야, 답장해! 빨리! 아니면 경찰 부른다!]
[젠장! 윤라희, 나를 바람맞힐 생각이야!]
[한 시간 반 지났다! 더 안 오면 가만 안 둘 거야!]
[어딘데, 무슨 일 난 거 아니지? 나 진짜 신고한다!]
뒤로 갈수록 문자에는 거의 서경민의 성난 욕설뿐이었다.
윤라희는 고개를 들어 벽시계를 봤다. 열 시 반. 그녀는 눈을 감았다.
‘좋아, 두 시간 반 지각이네. 아마 이미 출발했겠지. 나도 마침 가고 싶지 않고.’
윤라희는 샌드위치 한 조각을 베어 물고 채팅창을 훑어보며, 어떻게 결석을 설명할지 그럴싸한 이유를 찾고 있었다. 그때 전화벨이 울렸다. 서경민이었다. 그녀는 놀라 손이 덜컥 떨렸다.
머릿속으로 변명을 훑었다.
하지만 몸이 아파서 병원에서 링거 맞고 있다는 말을 내놓기도 전에, 휴대폰 너머에서 서경민의 고함이 터졌다.
“윤라희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두 시간 반을 늦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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