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9화
하지만 모두가 짐을 옮기기 시작한 탓에, 윤라희도 더 따져 묻기가 애매해졌다.
짐을 전부 산 위로 옮기고 보니, 하늘은 완전히 어두워져 있었다.
아직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은 관광지라 이곳에 있는 사람은 그들 열 명뿐이라 한없이 넓게만 느껴졌다. 그들은 가장 평평한 자리를 골라 텐트를 꺼냈다.
여자 네 명이 한데 모여 텐트를 펼쳐 보았지만, 휴대전화로 설명서를 아무리 열심히 봐도 어떻게 쳐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했다.
유성화는 간식이 들어 있는 박스를 열어, 그 안에서 빵 몇 개를 꺼내며 말했다.
“일단 간단히 배부터 채우죠. 조금 있다가 바비큐 구울게요.”
별빛을 바라보며 산바람을 맞고, 고기를 구워 먹으며 맥주까지 곁들이니 인생의 낙이 무엇인지 제대로 실감 났다.
연수진 일행은 그 말을 듣는 순간, 텐트를 내팽개치고 간식부터 먹으러 갔다.
하루 종일 차에만 있느라 모두 꽤 지쳐 있었다.
사람들은 풀밭에 둘러앉아 빵을 먹으며 이런저런 잡담을 나누었다.
윤라희는 그들과 어울리지 않고, 빵 하나를 집어 든 채 다른 곳으로 가서 자리를 잡았다.
우유에 곁들여 빵을 다 먹은 그녀는 둥그렇게 모여 앉아 웃고 떠드는 사람들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꽤 시끌벅적한 분위기였지만 굳이 섞이고 싶지 않았다. 윤라희는 텐트 하나를 집어 들더니 마음에 드는 자리를 골라, 혼자 설치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텐트 설치를 마친 그녀는 곁에 앉아 고개를 들고 하늘의 별을 올려다보았다.
서경민의 말대로 이곳의 밤하늘은 정말 아름다웠다. 하늘 가득 펼쳐진 별빛은 마치 은하수 그물을 드리워 놓은 듯, 촘촘히 반짝이며 눈부시게 빛났다.
고개를 살짝 젖힌 그녀의 목선은 길고도 우아했다. 달빛이 얼굴 위로 드리워지며 부드럽고도 아련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무심코 고개를 돌린 서경민은 윤라희의 모습에 저절로 시선이 멈췄다.
주위의 시끄럽고도 왁자지껄한 분위기와, 윤라희만의 고요한 분위기를 번갈아 바라보던 서경민은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라희야.”
그 부름에 윤라희는 고개를 돌려 눈빛만으로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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