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6화
소하은은 뭔가를 떠올린 듯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 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재빨리 텐트 지퍼를 올렸다. 그러고는 그 끝을 꽉 움켜쥐며 밖에서 뱀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꼼꼼하게 확인해 보았다.
지퍼가 완전히 잠기자, 모두가 죽다 살아난 듯, 참아왔던 숨을 크게 내쉬며 안도했다.
한동안 누구도 먼저 입을 열지 않았고, 텐트 안은 약간의 숨소리와 쿵쿵 뛰는 심장 소리만 들릴 정도로 고요했다.
“이, 이다음에는 어떻게 해야 하죠?”
성유미가 더듬거리며 물었다.
밖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었고, 나가볼 용기도 나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평생 여기 안에만 숨어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
“경찰에 신고해야죠.”
서경민이 휴대폰을 꺼내 신고 전화를 걸었다.
신고를 마치고 나자, 텐트 안은 다시 정적에 잠겼다. 각자의 손에는 휴대폰이나 손전등이 들려 있었지만 불빛이 너무 어지럽게 흔들리는 탓에 텐트 안에 몇 명이 있는지는 똑바로 보이지 않았다.
주위를 둘러보던 서경민은 누군가의 불빛에 눈을 찡그렸다. 갑자기 들어오는 환한 빛에 인상을 쓰던 그가 물었다.
“다 들어왔어요? 밖에 남은 사람 더 없죠?”
“다 들어왔어요.”
“맞아요, 하은 씨가 제일 마지막으로 들어왔잖아요.”
너도나도 한 마디씩 얹기 시작하자 하유선은 그 말을 들으며 고개를 서경민의 가슴에 기대었다. 안광 없는 그녀의 눈이 음울했다.
‘아니, 아직 한 명 더 있어. 아쉽지만 누군지 말해주고 싶지 않아.’
소하은이 마지막이었다는 말에, 서경민이 다시 큰 소리로 외쳤다.
“소하은, 너 들어올 때, 밖에 다른 사람은 없었어?”
“없, 없었어요. 내가 제일 마지막으로 들어왔거든요.”
소하은은 애써 시선을 피하며 더듬거렸다.
사방은 캄캄했고, 소하은은 사람들을 등진 채 앉아 있었다. 그러니 아무도 그녀의 눈빛 속에서 일렁이는 불안함을 눈치채지 못했다.
인간은 원래 이기적인 동물이었다.
‘윤라희, 그러니까 너무 내 탓 하지는 마!’
그 시각, 윤라희는 허리를 감싸 쥔 채, 절뚝이는 걸음으로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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