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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1화

서경민은 무표정한 얼굴로 주변 사람들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는 뒤늦게 자신이 여태껏 사람들을 제대로 본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평소에는 하나같이 친절하고 정의롭고 선량해 보였던 사람들이 정작 위급한 순간에는 이렇게나 비겁해지고 나약해질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잘 됐다, 우리도 살았어요! 경민 오빠, 드디어 살았어요!” 하유선의 두 눈 역시 흥분으로 촉촉이 젖어 있었다. 아름답고 수려한 그녀의 얼굴 위로 기쁨의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 모습은 마치 빗물에 젖은 배꽃처럼 순수하면서도 맑고, 아름다워 보였다. 하지만 서경민에게는 그런 하유선의 모습이 그저 낯설기만 했다. 주변 사람들이 안도하며 환호하는 와중에도 서경민의 표정과 목소리는 섬뜩할 만큼 냉정했다. “기뻐?” “그럼요, 당연히 기쁘죠. 드디어 구조된 거잖아요!” 하유선은 그렇게 대답하며 다시 서경민의 품에 안겼다. 그녀는 두 팔로 서경민을 꼭 끌어안으며 고마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정말 다행이에요, 경민 오빠! 나 안 버려줘서 고마워요.” 하지만 이번에는 서경민도 하유선을 안아주지 않았다. ‘그래, 안 버렸지. 하지만 다른 한 명은 나한테 버림받았어.’ ‘윤라희를 이 캠핑으로 끌어들인 건 나였고, 위기의 순간에 홀로 내버려둔 사람도 나였어.’ 곧 도착한 경찰은 구명 장비와 구충제를 사용해 주위에 있던 뱀들을 다른 곳으로 몰아냈다. 그렇게 텐트에 숨어 있던 사람들은 하나둘 밖으로 나와 살았다는 안도감과 기쁨에 서로를 끌어안으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서경민은 잠시 그들을 바라보다가 조용히 몸을 돌려 산 아래로 걸어 내려갔다. “경민 오빠, 어디 가요?” 하유선이 서둘러 질문을 꺼내며 서경민을 붙잡았지만, 그는 아무 대답도 없이 계속해서 발걸음을 옮겼다. ‘내가 여기서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내가 감히 저 사람들을 매정하다고 비난할 수 있을까? 아니, 없다. 나 역시 저 사람들 중 한 명이었으니까.’ 그들 모두가 누군가를 죽음으로 내민 예비 살인자들이었다. 서경민이 정처 없이 지를 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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