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화
지금의 윤라희는 활활 타오르는 장미처럼 강렬하게 모든 이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었다.
서경민의 표정이 험악해졌다.
‘젠장! 이 계집이 감히 나랑 말장난을 해?’
곧 손아귀에 들어오려던 미인을 눈앞에서 놓치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한다니, 도무지 참기 힘들었다.
문득 한 달 전 내기를 정할 때가 떠올랐다. 그 방에는 둘만 있었니, 뜨는 게 아닌 과거 세탁이었다고 우길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렇게 생각하자 서경민의 입가에 비뚤어진 미소가 번졌다.
그 표정을 보자마자 윤라희는 그가 어떤 꿍꿍이를 품었는지 단번에 눈치챘다. 그래서 살짝 웃으며 먼저 말했다.
“대표님, 혹시 딴소리하시려는 건 아니죠? 서씨 가문의 맏아들이 약속 어기고 말 바꾸는 사람이라면 실망인데요.”
“당연히 아니지!”
서경민이 반사적으로 내뱉었다.
“그럼 다행이네요. 대표님은 말에 책임지시는 분이니까요. 잠깐 저도 대표님이 약속은 세탁이고, 뜨는 건 아니라고 우기실까 봐 걱정했잖아요.”
“...”
괜히 얼굴이 화끈거렸다.
윤라희는 방긋 웃었다.
“대표님 인성을 못 믿어서 내기할 때 살짝 녹음까지 했거든요. 그런데 괜한 걱정이었네요. 대표님 정도 되면 녹음 따위는 필요 없겠죠?”
“...”
정말이지 딱지 맞은 기분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무엇을 더 말하겠나?
그렇다, 서경민이 비록 착한 사람은 아니어도 약속은 지키는 사람이었다. 윤라희가 이긴 게 사실이라면 내기 결과를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었다.
그는 흥미로운 듯 그녀를 바라보다가 손을 휘저었다.
“됐어, 내가 졌다. 약속한 건 처리해 줄게.”
다시 활동시키고 예전 대우를 보장해 주면 그만이었다. 그가 손해 볼 일도 없었다.
게다가 조서영 사건은 누가 봐도 뒤에서 판을 짠 자가 있었다. 그 사람이 누구인지는 말 안 해도 알 일이었다.
‘윤라희, 꽤 재미있는 여자군. 바로 눈앞에서 지켜보며 천천히 살펴보기 딱 좋지.’
윤라희가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감사합니다, 대표님.”
2년 전 그 사건 이후, 윤라희가 이렇게 진심으로 웃는 모습은 드물었다. 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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