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3화
심동윤이 신발을 갈아신고 안으로 들어갔다. 티브이에서는 송년회 특별 방송이 재생되었고 주방에서는 향긋한 케이크 향기가 풍겨왔다.
“아주머니, 케이크 굽고 계셨어요?”
“네. 내일 아가씨가 심씨 가문에 다녀온다고 해서요.”
고지수는 다른 친척이 없어 새해 첫날이면 유현숙을 보러 갔다.
장민영의 말에 심동윤의 표정이 순간 굳어버렸다. 오늘부로 명안은 스튜디오와 정식으로 협업을 맺었고 한 분기나 되는 물량을 받아왔다. 그렇다는 건 앞으로 고지수와 심동하가 꼭 붙어있어야 한다는 의미였다.
“아참, 지수 씨, 오늘 도착한 택배가 있어요. 이름은 내 앞으로 되어있는데 내용물을 보니까 아무래도 지수 씨에게 보낸 것 같았어요.”
장민영이 이렇게 말하며 택배를 꺼냈다. 안에 든 물건은 두꺼운 책자였는데 열어보니 다소 유치해 보이는 그림이 들어있었다. 전부 고지수와 관련된 그림이었다.
안에 든 쪽지를 보니 글자가 삐뚤삐뚤하긴 했지만 그나마 단정한 편이었다.
“엄마, 유치원에서 내준 숙제인데 엄마랑 같이 완성하라고 했어요. 그런데 재우는 엄마가 바쁜 걸 아니까 혼자 완성했어요. 엄마께 보여드리고 싶어서 이렇게 보내요. 그러면 같이 완성한 게 되지 않을까요?”
고지수가 쪽지를 한쪽에 내려놓고 그림책을 한 장씩 넘겼다. 한장 한장 열심히 그린 듯한 느낌이 물씬 들었다. 가끔 보이는 하트가 노재우의 마음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아주머니께 보내야 한다는 걸 어떻게 알았을까요?”
장민영도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그러게요. 내가 여기 있다는 말 두 사람에게 한 적이 없는데.”
옆에 지켜보던 심동윤은 말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저번에 노재우와 연락처를 교환한 후로 하루가 멀다 하게 연락했다. 심동윤이 노재우에게 고지수가 좋아하는 게 뭔지 물으면 노재우는 심동윤에게 고지수의 근황을 물어봤다. 그렇게 서로 정보를 주고받은 두 사람은 절대 배신하지 않겠다고 약속까지 했다.
장민영이 그림을 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잘 그렸는데요.”
절반쯤 펼쳐본 고지수는 더 펼칠 생각을 잃었다. 노재우만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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