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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화

고지수가 팔을 걷어붙이고 도우려 하자 심동하가 느닷없이 입을 열었다. “지수 씨는 그냥 서 있어요. 제가 하죠.” 고지수는 순간 멍해졌다. ‘나보고 도와달라는 게 아니었나?’ 심동하는 다시 덧붙였다. “여기서 잠깐 자요.” “제가요?” “몸 상태가 안 좋아 보여서요.” 고지수는 태연한 척 고개를 저었다. “저 아무 문제 없어요. 어제 병원에서 푹 잤거든요.” 물론 사실은 달랐다. VIP실이라 해도 병원 복도는 오가는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고 소독약 냄새도 너무 싫어서 고지수는 밤새 뒤척이기만 했다. 하지만 심동하는 곧장 고지수의 거짓말을 눈치챘다. “눈 밑의 다크서클이 다 말해 주고 있어요.” “그런 건 아무 의미도 없어요.” 심동하는 침대 시트를 벗기더니 이불 커버까지 챙겨 들었다. “여기는 제 회사예요. 제가 시작하자는 말을 하지 않으면 아무도 회의 못 할 겁니다.” 그 말에 고지수는 말문이 막혔다. 심동하가 대놓고 길을 막으니 어떻게 버틸 재간이 없었다. 심동하는 침대를 바라보다가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저는 밖에 있는 소파에서 잘게요.” “심 대표님은 자는 게 목적이에요? 아니면 소파에 누운 채 그냥 있을 거예요?” “여기는 제가 자주 쓰는 공간도 아니고 물품은 이미 전부 교체해 둔 새것이에요. 호텔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심동하는 벗겨낸 시트와 커버, 베갯잇까지 가지런히 개어 소파 위에 올려두었다. 창밖으로 들어온 햇살이 심동하의 얼굴에 드리우자 늘 차갑기만 했던 표정이 마치 부드러운 필터를 씌운 듯 한층 부드러워 보였다. “커튼 스위치는 여기 있습니다.” 심동하는 짧게 가리키고는 문을 닫으며 말했다. “편히 쉬세요.” 고지수는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새로 갈아놓은 시트를 손끝으로 쓸어내렸다. 엄청나게 부드럽고 따스했다. 사실 고지수는 심동하한테 어제 왜 화가 났던 건지 묻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게 평소처럼 차분했고 심동하가 정말 화가 났던 건지 확신할 근거도 없어 그냥 삼켰다. 눈을 붙였다가 깨어나 휴대폰을 집어 든 순간, 화면에 뜬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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