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8화
고지수는 불현듯 심동하의 눈동자와 마주쳤다. 이렇게 가까이서 그의 눈을 본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그의 눈은 순수한 검은빛은 아니었지만 매번 깊고 아득한 느낌을 주었다.
분위기는 아슬아슬 애틋했다.
손을 빼내려고 고지수가 조금 힘을 주자 심동하가 그대로 움켜쥐며 소리 없이 그녀를 바라봤다. 그녀는 자신이 사냥감이 된 듯한 기분을 느꼈다.
순간, 그녀의 머릿속에 생각이 번뜩 스쳤다.
‘누군가 보고 있네. 연기 시작이구나?’
고지수는 자연스럽게 입을 뗐다.
“이거 어때요? 그럼 우리 이걸로 정할까요?”
잡고 있던 손을 풀고 몸을 곧게 세우며 심동하가 말했다.
“아뇨, 지수씨가 마음에 드는 걸로 해요.”
옷 위로 심동하의 손목을 잡으며 고지수가 말했다.
“의견 하나쯤은 주는 게 어때요?”
심동하는 고개를 숙여 고지수의 눈을 바라봤다. 그녀의 눈동자는 맑고 투명했으며 빛나는 눈 속에는 그의 모습이 비쳐 있었다.
부드러운 목소리로 심동하가 말했다.
“제가 정하라고요?”
“네.”
심동하의 눈을 바라보며 고지수는 생각했다.
‘돈 내는 건 당신인데, 당신이 안 정하면 누가 정할까요?’
“그럼...”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백금 반지를 하나 집어 들며 심동하가 말했다.
“이거로 해요. 한번 껴봐요.”
고지수가 손을 뻗어 반지를 잡으려는 순간 심동하가 그녀의 손을 받쳐주며 반지를 천천히 그녀의 약지에 끼워줬다.
심장이 간질거리고 손끝이 움츠러들며 고지수는 이게 연기라는 걸 계속 스스로 되뇌지 않았다면 당장이라도 손을 빼내고 싶을 만큼 긴장됐다.
손가락에 자리 잡은 반지는 은은히 빛났다.
차마 똑바로 바라보지 못한 채 고지수의 심장은 점점 더 빠르게 뛰었다.
“그럼 이걸로 해요.”
“좋아요.”
같은 디자인의 남성용 반지를 심동하는 껴보고 다시 내려놓았다.
“크기 조정은 하루면 되니 내일 바로 두 분께 보내드릴게요.”
“목걸이 줄도 같이 해주세요. 그녀는 일할 때 손에 끼고 다니기가 불편하니까요.”
그 말에 조금 전까지만 해도 긴장했던 고지수의 마음이 스르르 풀렸다. 그녀는 반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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