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9화

상대방의 눈에 보이는 명백한 경멸에 고지수는 불편함을 느꼈다. 그래서 가볍게 한마디 덧붙였다. “들러리라고요? 본인이 그런다고 남들도 다 그런 줄 아나 보죠?” 주 사장의 표정은 더욱 어두워졌다. ‘이 여자가 술 시중이나 드는 여자가 아니라면 설마 어느 집 사모라도 된다는 건가?’ 주 대표는 억지웃음을 지으며 아부하려다 심동하의 싸늘하고 냉정한 눈빛을 보고 공포에 질려 자리에서 일어섰다. 도박 테이블의 분위기는 무거워졌다. 심동하는 아무렇게나 칩 두 개를 집어 고지수에게 고개를 기울여 물었다. “계속하고 싶어요?” “네.” “그럼 계속해요.” 심동하의 허락이 떨어지자 딜러는 언제 그랬냐는 듯 미소를 지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카드를 돌리기 시작했다. 험악했던 분위기는 순식간에 누그러졌다. 고지수는 두 판 정도 쳤는데 운이 다했는지 계속해서 졌다. 베팅하는 손놀림도 아까처럼 시원시원하지 못했다. 딜러는 웃으며 말하는 동시에 윙크했다. “심 대표님이 한번 해보시는 게 어떠세요?” 심동하는 이번에는 딜러의 유혹을 알아차렸다. 하지만 옆에서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는 고지수를 힐끗 쳐다보며 어쩔 수 없다는 듯 매니저를 불러 남자 딜러로 바꿔 달라고 요청했다. 딜러는 얼굴빛이 약간 변했지만 프로답게 미소를 잃지 않았다. “혹시 제가 실수라도 한 건가요? 불편하게 해드렸다면 말씀해주세요.” “아내가 예쁜 여자를 좋아하는데 너무 예쁜 분이 옆에 있으면 정신이 팔려서요.” 고지수는 의아했다. 그녀는 심동하에게 눈짓으로 질문했다. ‘뭔 상황이에요? 예쁜 여자를 좋아하긴 하지만 그 정도는 아니라고요.’ 매니저는 씩 웃으며 손을 저어 평범하게 생긴 남자 딜러로 교체하고 테이블을 훑어보며 미소를 띤 채 물었다. “사모님, 혹시 꼬붕 좀 불러드릴까요? 좋은 운을 가져올 수 있게요.” 고지수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매니저는 카지노의 숨겨진 몇 가지 게임 규칙에 대해 설명하며 돈 많은 사장님들은 운이 좋은 사람을 고용해서 함께 게임을 하면서 운을 빌리고 재물을 불린다고 했다. 매니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