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8화
“노민준이 왜 왔어요? 방해하려고요?”
심동하는 고지수를 잠시 자세히 바라본 뒤 고개를 저었다.
“안으로 들어오진 않고 밖에 잠시 있었어요. 아마 지수 씨를 납치하러 온 듯해요.”
“그럴 리 없어요, 이제 다 큰 어른인데요.”
고지수는 해장국을 한 모금 마셨다.
맛은 그다지 좋지 않았지만 마신 후에는 확실히 속이 편안해졌다.
“노민준 씨에게 아직도 마음이 있나요?”
고지수는 순간 멈칫했다.
“왜 그걸 갑자기 묻는 거예요?”
심동하가 대답하기도 전에 고지수는 문득 답을 알게 되었다.
오늘의 약혼식은 비록 많은 하객을 초대하지는 않았지만 온 사람마다 각 계층의 유력 인사들이었다. 노민준이 오늘 와서 난동을 부린다면 심씨 가문은 체면을 크게 구길 것이다. 만약 이 일에 그녀가 확고한 입장을 취하지 않는다면 심씨 가문에서 등질 가능성이 컸다.
“안심해요, 아니에요.”
심동하는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재우를 유학 보내려고 해요. 재우도 동의했고요. 지수 씨 생각은 어때요?”
고지수는 잠시 멈칫하더니 의아한 눈길로 심동하를 바라보았다.
머릿속이 미친 듯이 돌아가며 심동하의 말을 이해하고 소화하려 애썼다.
“동의했다고요? 잠깐만요, 아니. 동하 씨가 재우를 유학 보낸다고요?”
“네, 지수 씨가 노씨 집안을 상대해야 하니까요. 재우의 신분이 애매해서 외국으로 보내는 게 더 편안하고 안전할 거예요. 학교, 숙소, 동행인까지 모두 준비해 뒀는데 확인해 볼래요?
고지수는 그가 이런 깊은 배려를 할 줄 몰랐다. 감동하지 않는다면 거짓이었다.
“고마워요.”
심동하는 정리된 상세한 자료를 고지수의 책상 앞에 놓았다.
고지수는 그것을 하나하나 꼼꼼히 살펴보았다.
“비용은 기재되지 않았네요.”
심동하가 이렇게 마음을 써서 준비해 주었는데 고지수는 그에게 비용까지 부담시키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모든 비용은 제가 낼게요.”
“그래요, 내일 비서더러 지수 씨에게 계산서를 보내라고 할게요.”
“네.”
중요한 이야기가 끝나자 그들은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고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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