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0화
노철수는 순간 당황했지만 곧바로 평온을 되찾았다. 그는 이 모든 책임을 노민준에게 전가했다.
“네가 조금만 더 능력이 있었어도 회사를 잘 관리 할 수 있었을 거야. 그랬으면 내가 내 자산을 팔 필요도 없었을 거야.”
이 말을 들은 노민준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을 탓했다.
그는 최근 회사 경영에 신경을 제대로 쓰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곧바로 한가지 생각이 그의 마음을 스쳤다.
이 물건들은 모두 노철수가 온갖 고생을 하며 수집한 것들이었다. 어떤 것은 해외까지 직접 가서 교섭하여 얻어낸 소중한 보물들이었다.
노민준의 얼굴빛이 어두워졌다.
“자산을 이전하려는 거예요?”
노철수가 꽃병을 정리하며 차가운 표정으로 노민준을 바라보았다. 그의 시선은 마치 습지의 뱀이 혀를 내밀며 노민준의 귀에 스멀스멀 기어오르는 듯한 음습함을 띠고 있었다.
“그래. 만약 네가 이 일을 새어나가게 한다면 내가 부자의 정도 봐주지 않을 거야.”
노민준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으며 공포감에 사로잡혔다.
“나는 우리가 심씨 가문의 상대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어. 심씨 가문에서 우리를 죽이려고 마음먹으면 절대 살 수 없을 거야.”
노철수의 눈가에 억눌린 분노가 스쳤다. 그는 잠시 멈칫하더니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나도 지수의 유산 없이는 우리가 이 자리까지 오지 못했을 거란걸 안다. 우리 집은 원래 지수에게 많은 빚을 졌어. 나는 지수에게 돌려줄 수 있지만 우리의 삶도 지켜야 해. 너는 아직 젊어서 미래를 깊이 생각하지 못하지만 나는 이제 나이도 들었고 다시 싸우거나 도전할 힘도 없기에 항상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
노철수는 노민준의 곁으로 다가갔다.
“네가 나를 위해 생각하지 않는다 해도 네 아들은 생각해 줘야지.”
노철수의 목소리는 마치 악마의 음표처럼 조용히 마음을 휘감아 올랐다.
“지수가 심동하 씨랑 결혼하면 반드시 자기 아이를 가질 거야. 심씨 가문에서 그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것을 우리는 애초에 해줄 수 없었어, 재우가 너의 지원이 없이 자란다면 정말 불쌍해질 거야.”
노민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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