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5화
고지수는 알면서 일부러 모르는 척 물었다.
“왜 드시지 않으세요?”
속으로 분노가 치밀어오른 노철수는 주먹을 꽉 쥐였다.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인데, 먹긴 뭘 먹어!’
“지수야, 예전에 우리가 한 가족이었잖아. 한 가지만 물을 테니 솔직하게 대답해 주길 바라.”
고지수는 밥을 먹으며 젓가락을 멈추지 않은 채 빈정대는 웃음을 흘렸다.
“한 가족이요?”
‘웃기는 소리를 하고 있네!’
“아저씨 말씀 맞아요. 저도 예전에는 한 가족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 보니 아니었네요. 어느 가족이 말을 꺼내기 전에 먼저 밥부터 사야 하는가요?”
노철수와 노민준은 고지수가 옛일을 다시 꺼내 반박하리라 생각했지만 그녀가 이런 말을 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식탁 위에 음식이 그대로 놓여 있었다.
눈에 선히 보이는 부인할 수 없는 증거처럼 말이다.
노철수는 눈매가 가라앉으며 방금 들었던 젓가락을 세게 내려놓으며 어른의 체면을 잡았다.
노민준은 이 광경을 보며 속으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노철수는 은소희와 달랐다. 은소희는 말투가 매서웠고 표정이 드러났지만 노철수가 이런 태도를 보인다는 건 진짜로 매우 화가 났다는 뜻이었다.
노철수가 말했다.
“지수야, 노씨 가문이 지금 처한 모든 상황이 뒤에서 네가 손을 쓴 거지?”
노민준은 탁자 아래로 노철수를 발로 걷어차며 눈빛을 보냈다.
너무 과한 말이라는 뜻이었다.
‘지수가 뒤에서 움직였더라도 그것은 예상했던 일이 아닌가요? 꼭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요?’
노철수는 고지수의 편을 드는 자기 아들을 보며 눈을 흘긴 후 손에 있던 차가운 물을 한 모금 마셨다.
노철수는 낮고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지수야, 예전에 정을 생각해서라도 솔직하게 말해줘.”
‘예전의 정이라고? 예전의 정을 말할 자격이나 있어? 사람 기분 나쁘게!’
고지수의 얼굴에는 냉기가 서려 있었다.
“예전의 정을 생각한다면, 솔직히 말씀드릴 이유가 더 없네요.”
얼굴이 파랗게 질린 노철수는 탁자를 치고 일어날 뻔했다.
고지수가 말했다.
“저는 당신들처럼 거짓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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