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6화
겉으로는 안부를 묻는 듯했지만 사실은 협박이었다.
노민준이 당황한 얼굴로 노철수를 바라보았다.
“아빠, 왜 갑자기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노철수는 여전히 미소를 띠고 온화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냥 무심코 던진 이야기일 뿐이니, 너는 긴장하지 않아도 돼. 지수도 마찬가지야.”
고지수의 칠흑 같은 눈동자에는 파도 하나 없이 고요했고 그의 협박 따위는 애초에 두려워하지도 않았다.
“저는 긴장하지 않아요. 아저씨가 상업계에서 수십 년을 보내신 분이신데, 설령 동하 씨가 옆에 없더라도, 아저씨께서 심씨 가문의 며느리를 함부로 건드려서 죽음을 자초하는 바보스러운 짓은 하지 않을 거라 믿어요.”
노철수가 냉소를 흘렸다.
“너 스스로 참 든든한 백하나 잘 골랐구나.”
노철수가 말했다.
“이제 네가 인정했으니, 본론으로 들어가자. 네가 화내는 건 결국 너희 아주머니가 예전에 네 부모님 유산을 가로챘기 때문이잖아. 내가 장부를 정리해 줄게. 얼마에 팔렸는지, 누구에게 팔았는지 모두 정확히 기록해 줄게. 이 재산은 뼈를 깎는 노력이라도 반드시 갚을게.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는다면, 기자 회견을 하든, 신문에 기사를 내든, 아니면 라이브 방송을 하든, 모든 방식으로 내가 공개 사과를 할게. 방식은 네가 선택해.”
노민준은 안쓰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는 아버지가 체면을 목숨처럼 여긴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아빠가 이렇게까지 하신다는 건 분명히 잘못을 깨달으신 거야. 사실 그 일은 아빠와 큰 관계가 없었어. 엄마가 결정하신 거였으니까. 엄마도 이미 벌을 받으셨고, 아빠도 이런 성의를 보이셨는데, 지수는 이제 대답하겠지?’
노민준은 고지수를 바라보며 그녀의 답변을 기다렸다.
고지수의 얼굴에는 아무런 감정도 읽히지 않았다.
“그리고 나서는요? 모두 없던 일로 하자는 거예요?”
노민준은 눈살을 찌푸리며 불쾌해했다.
“지수야, 그게 무슨 말이야?”
고지수가 말했다.
“아저씨는 노민준보다 인색하시네요. 노민준은 자기 명의로 된 재산 전부를 저에게 주겠다고 했는데, 아저씨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