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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3화

고지수는 심민지가 무서워졌다. 차라리 밖에 나가 호텔을 잡더라도 심민지와 한 공간에 있기 싫었다. 방에서 나가기 직전까지도 심민지는 뒤에서 소리쳤다. “정말 조금도 공유 못 해? 나 진짜 너무 궁금하다고! 돈 줄게!” 고지수는 두 귀를 틀어막고 도망치듯 뛰쳐나갔다. 같이 예능 녹화하러 가는 것조차 싫을 정도였다. 심민지의 집을 떠난 고지수는 곧장 호텔에 가서 방을 잡았다. 시간이 조금 늦어 배달 음식을 시켜 먹으며 사진을 정리하고 있는데 갑자기 초인종이 울렸다. 문을 열자 문 앞에 선 심동하를 보고 멍해졌다. “들어가도 될까요?” 고지수는 한쪽으로 비켰다. 그러나 곧 후회가 밀려왔다. 애초에 심동하를 피하려고 나온 건데 이렇게 들여보내면 모든 것이 헛수고가 되었다. “이 시간까지 밥도 안 먹었어요?” “네, 아직요.” 고지수는 문을 닫으며 말했다. “심민지 씨의 일은 노씨 가문의 소행이라던데 맞아요?” “그걸 어떻게 알아요?” 방안이 순간적으로 조용해졌다. 심동하의 시선이 고지수에게 닿자 두 사람의 눈빛이 자연스럽게 마주쳤다. 심동하가 입을 열었다. “신경 쓰이니까 알아볼 수밖에 없죠.” 그 말에 고지수의 얼굴이 달아올라 심동하를 볼 수 없었다. 심동하는 마치 고지수의 불편함을 못 본 듯 소파에 앉았다. “근데 왜 여기까지 와서 지내요?” 고지수는 속으로 투덜거렸다. ‘알면서 왜 물어?’ “집 침대가 그렇게 불편해요?” 고지수는 시선 둘 곳이 없어져 결국 한 곳을 멍하니 바라보며 입을 닫았다. 그때 뒤에서 깊은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발소리가 들리는 듯 안 들리는 듯했다. 하지만 심동하의 기척만 또렷하게 들리며 그녀를 온전히 감싸안았다. 심동하가 고지수의 뒤로 다가왔다. “여기까지 숨으면 뭐가 달라져요?” 고지수가 순간 움찔했다. 손목이 붙잡히더니 생각할 틈도 없이 강하게 당겨져 심동하의 품 안에 안겼다. 그리고 입술이 닿았다. 거칠고 강압적이지 않고 너무나도 부드럽고 조심스러운 키스였다. 몸이 맞닿자 뜨거운 열이 머리끝까지 번져갔다. 고민지의 얼굴이 붉어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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