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6화
고지수가 말했다.
“동하 씨도 알잖아요. 난 그런 게 아니에요.”
심동하는 그녀를 보며 살짝 웃고는 고개를 숙여 서류를 빠르게 훑어보았다. 그러고는 곧바로 서명해 옆에 두고 일어섰다.
곧장 손을 뻗어 책상 위 스탠드까지 꺼버렸다.
“됐어요?”
고지수는 대답하지 않았다.
침실로 가는 길은 같은 방향이었기에 심동하가 밖으로 나가자 그녀도 자연스레 뒤따랐다.
하지만 심동하는 침실 쪽이 아닌 거실로 향했다. 테이블에서 약 두 알을 꺼내 손가락으로 떼어내고는 따뜻한 물로 삼켰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고지수가 물었다.
“몸이 안 좋아요?”
심동하는 컵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별일 아니에요. 미열일 뿐이에요.”
고지수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마음까지 덩달아 불안해지는 듯했다.
그가 왜 열이 난 건지 그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처음엔 심씨 가문의 힘을 빌려 이혼까지 하면서 이미 그에게 빚을 졌었다. 이후 연인 행세를 하는 계약을 맺었을 땐 겉으로는 서로 윈윈이었지만 그의 진심을 알게 된 순간부터는 또다시 자신이 이득을 본 셈이 되었다.
고지수는 심씨 가문에 빚지고 싶지 않았다. 주고받으며 균형을 맞추는 게 가장 좋았다.
하지만 이제 그녀가 진 빚은 점점 늘어갔다.
게다가 어젯밤 일까지 더해지니 어떻게 갚아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침묵이 거실을 메웠고 심동하가 그녀 앞으로 다가왔다.
“지금 그 표정은 내가 아주 나쁜 생각을 하게 만드는데요.”
고지수가 고개를 들어 의아하게 바라보았다.
순진한 표정은 마치 숲속의 어린 사슴 같았다. 맑고 순수한 눈빛은 그냥 아무렇지 않게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었다.
“내가 지수 씨를 구한 은혜로 협박해서 나랑 함께 있도록 만들고 싶어 지게 해요.”
고지수는 깜짝 놀라며 귀가 빨개졌다.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상상해 본 적은 있었다.
하지만 심동하 같은 사람이 그렇게까지 하진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그가 풍기는 압박감은 본능적으로 그녀를 물러서게 만들었다.
발을 겨우 한 발짝 떼자마자 그의 단단한 팔이 허리를 감싸안아 그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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