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7화
고지수의 심장은 잠시 멎는 듯했고 머릿속도 순간 텅 비었다.
심동하가 호텔 이름을 다시 물었을 때 고지수는 멍한 상태로 대답했다.
통화가 끝났을 때도 그녀는 아직 약간 멍한 기분이었다.
고지수는 자리에 돌아왔다.
채세리는 경계심 가득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뭐 하러 갔다 왔길래 이렇게 오래 걸려요? 나 오래 기다렸는데 여기서 사진 찍어주기로 하지 않았어요? 사진도 안 찍고 도망갔어요?”
고지수는 카메라를 켜서 건넸다.
채세리는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한 번 쳐다본 뒤 카메라를 집어 들었다. 마음속으로는 결심했다. 잠깐이라도 만족하지 못하는 척하며 사진을 모두 삭제해 버리고 고지수에게 제대로 한 방 먹여주겠다는 심산이었다.
하지만 사진 속을 들여다보자 채세리는 자신도 모르게 시선을 뗄 수 없었다.
사진 속 채세리는 믿기 힘들 정도로 너무 예뻤다.
채세리는 계속해서 여러 장을 넘겼다.
카메라 속 채세리는 정교한 화장을 하고 때로는 햇빛 아래 코를 찡그리기도 하고 카페에서 고개를 숙이고 깊이 생각에 잠기기도 하며 식당에서는 배불리 식사를 즐기기도 했다.
처음에는 단지 고지수를 괴롭히기 위해 찍었던 일명 섹시한 사진도 제대로 찍혀 있었다.
이게 다 어떻게 가능한 건지 믿기지 않았다.
채세리는 카메라를 들여다보고 다시 고지수를 바라보았다.
삭제 버튼을 누르려던 손은 망설이다 결국 거두어들이고 카메라를 테이블 위에 내려놓으며 입을 굳게 다물었다.
“그럭저럭이네요. 그냥 그저 그래요. 그렇게 예쁘진 않아요.”
고지수가 카메라를 집었다.
“그럼 삭제할게요.”
채세리는 단호하게 카메라를 빼앗았다.
“내가 지우라고 했어요? 내 허락 없이 왜 삭제해요?”
그제야 자신의 행동이 얼마나 보호 본능처럼 보였는지 깨달았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큰소리쳤다.
“내 허락 없이 삭제라니 말도 안 돼요.”
심민지는 참지 못하고 살짝 웃었다.
보기 좋고 지우기 아까운 걸 그냥 말로 표현한 것뿐인데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싶었다.
채세리는 카메라를 테이블 위에 내려놓고 턱을 들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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