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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3화

채세리는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마치 아주 당연하다는 것처럼. “네, 맞아요. 근데 그분이 그런 거 싫어하기도 했고, 큰아버지랑은 원래 정도 없어서 결국 이혼했어요. 이해돼요. 그거 진짜 쉬운 일 아니거든요.” 고지수는 말이 없었다. 그녀는 원래 유현숙과 그녀의 남편이 이혼한 게 단순히 사이가 나빠져서라고만 생각했었다. ‘이런 사정이 있었구나.’ 채세리가 입꼬리를 올리며 일부러 유혹하듯 말했다. “어때요? 지금 좀 아깝죠? 커리어 포기하기 싫으면 우리 오빠랑은 안 만나는 게 좋을걸요?” 심동하를 설득할 수 없으면 고지수를 설득하면 될 일이었다. 그러나 고지수는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 “그건 가서 심동하한테 말해요.” “...” 쳇. 자기가 차마 그러지 못한다는 걸 알면서 이렇게 말하다니. 잠시 후, 채세리가 떠난 뒤 고지수는 그녀의 말을 계속 곱씹으며 머릿속에 유현숙의 얼굴이 떠올랐다. 지금의 그녀는 매우 즐거워 보였다. ‘심씨 가문에 있을 때는 고민하고 갈등했을까?’ 집에 도착해서도 고지수는 저도 모르게 이 일을 생각하며 넋이 나가 있었다. 정신을 차렸을 땐, 심동하가 맞은편이 앉아 자신을 바라보고 있음을 발견했다. 그날 이후로, 그는 아예 그녀의 집에 눌러붙었다. “채세리가 또 뭐라 그랬어요? 사과 안 했어요?” “했어요. 별말은 안 하고 그냥 좀 성질 좀 냈어요.” “근데 걱정되게 표정이 왜 그래요?” “뭐가 걱정되는데요?” “지난번 같은 일이 또 벌어질까 봐 걱정돼요.” 고지수는 입술을 꾹 다물었다. 심동하가 장난치지 않고 진지하게 말했다. “이제 지수 씨한테도 제가 어느 정도 중요해졌을 테니까, 방심해선 안 되죠.” 고지수의 얼굴이 붉어졌다.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네요.” 심동하는 그럴듯하게 대답했다. “전 소중할수록 신경이 쓰여서 상대방의 행동 하나하나에 기분이 바뀐다고 생각해요. 같은 일이라도 보통 친구한테랑 사랑하는 사람한테랑 느끼는 게 다르잖아요. 이런 걸 내로남불이라고 하죠?” “...” “당신도 좀 그런 면이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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