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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화

“다른 사람한테 말하면 안 됩니다.” 고지수는 심동하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럼 나한텐 왜 말한 거지?’ “알겠어요. 말 안 할게요.” 그때, 문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리자 심동하는 문 앞으로 가서 조용히 문을 열었다. 곧 비서가 긴 원피스를 한 벌 들고 들어왔다. “심 대표님, 그나마 이게 사이즈가 제일 비슷하네요.” 고지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자신에게 씌워져 있던 심동하의 재킷을 벗어 의자 등받이에 걸쳤다. “그럼 저 화장실에서 갈아입고 올게요.” 비서는 옷과 함께 종이 쇼핑백 하나를 건넸고 고지수는 그것들을 받아들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문을 닫기 직전, 문틈 사이로 심동하와 비서가 휴게실 쪽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보였다. 휴게실 문은 반쯤 열려 있었고 보이는 건 심동하의 길고 단정한 손뿐이었다. 그 손에 들려 있는 원피스는 부드럽고 몸에 잘 붙을 듯한 재질이었고 심지어 가슴 패드까지 들어 있었다. 고지수는 젖어버린 속옷까지 벗어 더러워진 원피스 안에 말아 종이봉투에 넣었다. 그리고 곧 난감한 사실을 깨달았다. 지퍼가 올라가지 않았다. 지퍼가 걸린 건지, 아니면 소매 부분이 너무 끼는 건지, 사이즈가 작은 건지 모르겠지만 손이 지퍼에 닿긴 했는데 전혀 올라가지 않았다. 올라가지도 내려가지도 않는 상태로 딱 걸려버렸다. 고지수는 식은땀을 흘리며 얼굴까지 벌겋게 달아올랐다. 똑똑! 이번엔 조금 떨어진 곳, 휴게실 문을 두드리는 소리였다. “Rita 씨?” “네. 저 여기 있어요.” “아직 안 끝났어요?” “지퍼가 뭔가에 걸린 것 같아서요.” 그러자 심동하의 목소리가 가까워졌다. “제가 들어가도 될까요?” 그의 어조는 평소처럼 담담했고 특유의 냉정한 분위기가 묻어 있었다. 전혀 음흉한 의도 같은 건 느껴지지 않는 말투였다. 고지수는 순간, 그냥 여자 직원 불러달라고 말하면 됐던 걸 까맣게 잊었다. 그저 본능적으로 심동하를 믿고 문을 열었다. 손으로 옷깃을 꼭 잡아 흘러내리지 않게 고정한 그녀는 문을 살짝 열었다. 심동하는 말끔한 정장 차림으로 문 앞에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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