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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화

‘심 대표님이 왜 갑자기 이혼 얘기를 꺼내는 거지?’ 고지수는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르는 걸 느꼈다. 마치 목뒤에 바늘이 꽂히는 듯했고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이었다. 방금 전의 어색함은 이미 잊힌 지 오래였고 그 자리를 불안감과 죄책감이 바싹 채워버렸다. 그녀는 마치 심동하의 시선이 자신의 껍데기까지 벗겨내는 듯한 착각을 받았다. 그가 자신이 두르고 있던 모든 보호막을 꿰뚫어 보고 있다는 느낌. 그래서 고지수는 잽싸게 휴대폰을 무음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바로 다음 순간, 심동하에게서 또 메시지가 왔다. [네?] 그 짧은 한 글자에 담긴 의심과 탐색의 기운이 지나치게 날카로웠다. 다행히 그녀가 빠르게 대처하지 않았다면 자신의 속마음이 몽땅 들통날 뻔했다. 고지수는 아무렇지 않은 척 휴대폰 화면을 스르륵 넘겼다. 그리고 아무 화면이나 눌러 무심하게 몇 글자를 입력하다 지우고 휴대폰을 다시 가방 안에 넣었다. 그리고 차창 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창문에 비친 반사로 심동하를 몰래 살폈다. 다행히 그는 고지수를 보지 않고 있었다. ‘인생은 연기야. 연기만이 살길이야.’ 고지수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찰나, 심동하가 갑자기 말을 걸었다. “지난번 라면, 진짜 맛있더군요.” 고지수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심 대표님 입에 맞았다니 다행이에요. 오늘처럼 발표회가 성공적이면 회사에서 회식 같은 건 안 하나요?” “배고파요?” “아니요. 혹시 회식하셔야 할 텐데 제가 방해될까 봐요.” “저는 그런 자리는 잘 안 가요. 사람들은 제가 있으면 불편해하거든요.” 고지수는 조용히 심동하를 바라보았다. 모두를 이끌고 앞서 걷는 사람이지만 누구의 속에도 제대로 들어가지 못하는 사람. 심동하에게서는 피라미드 꼭대기에 선 자의 고독함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아, 맞다. 옷 얼마였어요? 제가 입었으니까 돈 보내드릴게요.” “괜찮아요. 그럴 필요 없습니다.” 고지수는 이미 핸드폰을 꺼냈었지만 그의 말에 다시 넣었다. 그때 창밖으로 편의점이 보였다. “심 대표님, 여기서 잠깐만 세워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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