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화
심동하가 물었다.
“그쪽 조수예요?”
“네.”
고지수가 심동하에게 두 사람을 소개했다.
“이쪽은 심동윤이고요. 이쪽은 송서아예요.”
송서아는 활발한 성격답게 바로 인사를 했다.
하지만 심동하의 반응은 심드렁했다.
활발한 여자든 무심한 남자든 심동하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태도였다.
심동하는 다시 고개를 돌려 매화 사슴 머리를 쓰다듬었다.
고지수는 심동하의 행동이 의아했다.
“심 대표님, 사슴 좋아하세요?”
“네, 그럭저럭 좋아해요.”
사실 심동하는 멀리서 고지수가 사슴을 보러 고개를 돌리면서도 일에 열중하는 모습을 봤다.
고지수가 만져보고 싶어 하는 게 눈에 보여서 심동하가 대신 사슴을 붙잡은 것뿐이었다.
심동하는 불쑥 한마디를 내던졌다.
“고기가 맛있더라고요.”
보통 사람이었으면 농담이라 여겼을 말이었지만 심동하의 입에서 나오니 다른 뜻인 것 같았다.
깐깐하기로 소문난 심동하가 굳이 사슴까지 멈춰 세운 후 이런 농담을 한다니, 고지수는 머릿속에 이미 심동하가 사슴 주인 얼굴에 돈다발을 던지면서 백지수표에 원하는 금액을 적고 사슴을 자기에게 팔라고 말하는 화면이 그려지는 것 같았다.
“이 사슴을 산 거예요?”
심동하가 고개를 끄덕이자 고지수는 순간 식겁했다.
고지수는 사슴을 품에 안으며 심동하를 향해 외칠 뻔했다.
“사슴이 이렇게 귀엽잖아요. 어떻게 사슴을 먹을 수 있어요?”
하지만 고지수는 그 말을 꿀꺽 삼키고 대신 조심스레 말렸다.
“이 품종은 식용이 아닐 텐데요.”
심동하는 매화사슴의 목덜미를 살짝 집었다.
“보기에는 식감이 좋을 것 같은데요.”
참다못한 고지수가 한 발 앞으로 나서서 사슴을 등 뒤로 감췄다.
“심 대표님, 세상에 맛있는 게 얼마나 많은데요? 굳이 이 애를 노릴 필요가 있나요? 한 번만 봐주세요.”
심동하는 속으로 피식 웃었다.
“밥이나 같이 먹을래요?”
“얘를 먹는 거라면 싫어요.”
심동하는 고지수가 이 사슴을 애지중지 아끼는 모습을 보자 아예 줄을 그녀에게 넘겼다.
고지수는 그 줄을 단단히 움켜쥐고 오늘 심동하가 이 사슴을 건드리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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