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화
또 그 남자였다.
심동윤은 불쾌한 눈빛으로 심동하를 바라봤다.
겉으론 냉정하고 무욕한 척하지만 같은 남자로서 심동윤은 심동하의 평온한 겉모습 아래 감춰진 소용돌이와 집요한 소유욕을 똑똑히 느낄 수 있었다.
심동하는 차가운 구렁이처럼 고지수 옆에 똬리를 틀고 앉아서 서늘한 시선으로 고지수에게 다가가려는 모든 존재를 노려보고 있었다.
고지수가 심동윤을 발견하고 말을 걸었다.
“돌아왔어?”
그제야 심동하가 고개를 돌려 심동윤의 존재를 알아챈 것처럼 굴었다.
하지만 심동하의 시선은 잠깐 머물렀을 뿐, 이내 고지수 어깨에 걸친 외투를 슬쩍 당겨 자기 쪽으로 조금 끌어당겼다.
그러고는 아무렇지 않은 말투로 해명했다.
“옷이 흘러내릴 것 같네요.”
심동하의 목소리가 고지수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고지수의 시선은 마침 심동하의 가슴팍에 닿아 있었다.
조금만 더 다가가면... 아니, 이미 두 사람 사이는 너무 가까웠다.
외부인이 보기에 고지수는 거의 심동하의 품에 안긴 수준이었다.
고지수는 순간 숨이 탁 막히는 것 같아 재빨리 외투를 움켜쥐고 한발 물러섰다.
“고마워요.”
심동윤은 분노로 이를 악물었다.
저 남자는 진짜 소유욕 덩어리인 것 같았다.
고지수가 잠깐 자기한테 시선을 돌리자 심동하는 바로 수를 써서 고지수의 시선을 낚아채는 데 성공했다.
심동윤은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솟았지만 꾹 참고 다가갔다.
“사장님, 눈이 점점 커지네요. 이제 그만 돌아가시죠.”
말을 마친 심동윤은 손에 든 우산을 펴고 자연스럽게 고지수를 자기 우산 아래에 넣으려 했다.
그러자 심동하가 느닷없이 툭 던지듯 물었다.
“그 온천집에서 파는 디저트를 드셔보셨어요?”
그러고는 앞장서서 발걸음을 내디뎠다.
고지수는 질문에 대답하려고 자연스레 심동하의 발걸음을 따라갔고 그러다 보니 어느새 심동하의 우산 아래로 들어갔다.
“아니요, 이따가 돌아가서 먹어보려고요.”
심동윤은 주먹을 불끈 쥐고 두 사람의 뒷모습을 원한 가득 담긴 눈빛으로 노려보며 속으로 외쳤다.
‘저 빌어먹을 남자 여우 자식!’
심동하는 정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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