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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화

[이거 봐요! 이게 뭔지 알아요?] [이혼서류예요!] 고지수는 노민준의 사인이 되어있는 이혼서류 사진과 함께 익살스러운 이모티콘을 보내왔다. [방금 법원에 서류 제출하고 나오는 길이에요. 이게 다 대표님 덕분이에요!] [노민준이 알아챈 것 같아요.] 짤막한 문장이었지만 고지수는 그게 무슨 뜻인지 굳이 해석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네, 그런 것 같아요.] [그런데 별다른 반응은 없던데요?] [별로 신경 안 쓰는 것 같아요.] 직접 찾아와서 우리는 오래된 친구 사이고 나는 아직 와이프를 놓아줄 생각이 없으니까 끼어들지 말라고 경고까지 하는데 신경을 안 쓸 리가. 심동하는 노민준에게서 고지수를 뺏어오겠다 다짐할 때부터 이런 날이 올 줄 알고 있었다. 심동하의 입에서 나온 약혼녀라는 단어에 노민준이 벙쪄있자 하정원이 싱글벙글 웃으며 나지막하게 물었다. “네가 너무 티 나게 쫓아다녀서 남편이 알아챈 거 아니야?” 하정원을 차갑게 노려보던 심동하는 고지수가 보내온 이혼서류를 그의 눈앞에 들이밀었다. 심동하가 왜 언짢아하는지 알아챈 하정원은 마른 침을 삼키며 재빨리 호칭을 바꾸었다. “전남편이네.” 이혼서류를 보던 심동하는 자기도 모르게 입꼬리를 올렸다. 조금 전 노민준이 자신과 고지수는 소꿉친구라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라고 할 때, 심동하는 그게 도발인 걸 알면서도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고지수가 이혼을 결심하긴 했지만 아직도 노민준을 사랑하고 있다는 걸 알기에 심동하는 더 두려웠다. 자신은 모르는 고지수의 과거와 청춘을 함께 보내온 남자가 노민준이라서, 그가 고지수에게 꽤나 소중한 사람일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팠는데 고지수가 보내온 이혼서류를 보니 기분이 조금은 나아지는 것 같았다. [감사 인사는 어떻게 할 거예요?] [제가 밥이라도 살까요?] 고지수는 심동하가 좋아할 만한 레스토랑을 찾아 그에게 보내주려 했는데 심동하가 먼저 문자를 보내왔다. [그래요. 가는 김에 시계도 가져오면 되겠네요.] “...” 너무 당연하게도 자신이 밥을 해줄 거라고 생각하는 게 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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