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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화

“지수 씨, 여기에요!” 고지수가 차에서 내리자마자 한 여성이 목놓아 그녀를 불렀다. 심동윤과 송서아가 동시에 고개를 돌려보니 온몸에 명품을 걸친 중년 여성이 강아지 한 마리를 안고 서 있었다. “죄송해요 사모님. 제가 너무 늦었죠? 오는 길에 차가 너무 막혔어요.” “아니에요. 안 늦었어요. 우리 어디 들어가서 얘기할까요? rubby, 이모한테 인사해야지?” 방수진이 강아지의 손을 잡고 흔들자 고지수도 장난스레 웃으며 인사를 받아주었다. 강아지를 수행비서에게 맡긴 방수진은 고지수와 팔짱을 끼고 걸으며 쉴 새 없이 쫑알댔다. 고지수의 자본주의 미소를 보아낸 심동윤은 방 여사라는 사람이 일방적으로 친한 척한다는 걸 알아채고는 옆에 있던 송서아에게 물었다. “이게 지금 무슨 상황이야?” “나도 몰라. 두 시간 뒤면 시합인데 사장님은 대체 왜 여기로 오신 거지?” 그 시각, 고지수와 꼭 붙어 걷던 방수진이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어제 알아봐달라고 한 건 내가 한번 물어봤는데 이미 민은정으로 정해진 거더라고요. 지수 씨 거기 가면 아마 욕볼 거예요.” “역시 그런 거였네요.” “그래도 너무 속상해하지는 말아요. 내가 지수 씨 좋아하잖아요. 지수 씨 덕분에...” 방수진은 말을 하다말고 코트를 살짝 벗더니 목에 있던 키스 마크를 드러낸 채 환하게 웃었다. “그이가 매일 집에도 안 들어오고 그래서 답답했는데 지수 씨가 찍어준 사진 보자마자 완전 딴사람이 됐다니까요. 요즘은 힘들어 죽겠어요.” 송서아는 말없이 미소만 짓는 고지수를 바라보며 눈을 크게 떴다. ‘내가 지금 뭘 들은 거지? 사장님 사진이 그런 쪽으로도 쓸모가 있나?’ “그런 실력이 있었으면 진작 알려주시지. 남편한테 말하니까 지수 씨 스튜디오랑 바로 계약하겠대요. 며칠 뒤에 연락 갈 거예요.” “그럼 저야 영광이죠. 너무 감사드려요.” “어려운 일도 아닌데요 뭐. 오늘 시합에 안 나갈 거면 혹시 사진 좀 더 찍어줄 수 있어요?” “당연하죠. 그러려고 어시스턴트들도 다 데리고 왔어요.” 방수진은 만족스럽게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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