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화
여수민은 등줄기가 온통 식은땀으로 젖어 있었다. 그제야 혼이 제자리에 돌아온 느낌이 들었고, 그제야 자신이 하준혁의 품 안에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급히 손바닥으로 그를 밀어냈다.
꿈쩍도 하지 않았다.
하준혁은 옅게 웃었다. 그는 급할 것 없다는 듯 스스로 팔을 풀고 대신 그녀의 팔을 붙들어 지탱해 주었다.
“일단 위로 올라가죠. 제가 안아 줄까요?”
말투는 점잖고 예의 바르며 겉모습은 딱 보기에도 좋은 사람 같았다. 여수민이 한 번도 본 적 없는 온화한 얼굴이었다.
여수민은 고맙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혼자 걸을 수 있다는 뜻을 보였다.
절뚝거리며 계단을 오르면서 무릎이 심하게 아파 왔지만, 여수민은 표정에 내비치지 않으려고 애썼다.
하준혁은 이 정도면 꽤 세게 부딪힌 거라고 짐작하고, 성큼성큼 계단을 올라가더니 허리를 숙여 여수민을 번쩍 안아 들었다.
여수민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다리를 버둥대며 내려가려고 했다. 하준혁은 흘끗 내려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가만히 있어요.”
그 말 한마디에 여수민은 문득 지난달 화실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김미숙의 의붓딸이 친구를 대신해 사정을 봐 달라고 왔을 때, 하준혁 역시 이렇게 차갑게 반박할 틈도 없이 말해 버려서 상대는 겁을 먹고 한마디도 못 하고 돌아갔다.
이 사람은 높은 자리에 오래 앉아 있는 사람, 누구 눈치도 볼 필요 없고, 그저 지시만 내리면 되는 그런 남자였다.
여수민은 감히 더 움직이지 못하고 입술을 꼭 깨물었다. 막연한 두려움이 스며들었다.
하준혁은 갑자기 얌전해진 그녀를 안은 채 김미숙의 사무실로 들어가 소파 위에 조심스레 앉혀 놓았다.
그리고 불을 켠 뒤, 캐비닛에서 구급상자를 꺼내 여수민의 옆에 툭 내려두었다.
여수민이 막 손을 뻗어 그것을 집으려는 순간, 하준혁도 그대로 옆에 앉았다.
소파가 살짝 내려앉으면서 둘 사이 거리가 확 좁아졌다.
그는 여수민이 반응할 틈도 주지 않고 그녀의 종아리를 잡아챘다.
여수민은 깜짝 놀라 허둥지둥 다리를 빼내려 했지만 도무지 빠져나가지지 않았다.
하준혁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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