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화
여수민의 대화창은 맨 위에 고정돼 있었다. 그 아래 조용히 놓여 있는 진서하의 대화창엔 겨우 몇 줄뿐이었다.
오후에 남민우가 밖에서 친구들과 농구를 하고 있었는데, 친구가 물을 마시다 그의 휴대폰이 미친 듯이 울리는 걸 봤다.
비록 연락처를 지우긴 했지만 차단한 건 아니었다. ‘진서하’ 세 글자를 보자 남민우는 정말 기가 막혀 한숨만 나왔고 화낼 기력도 없었다.
진서하는 지금 해성에 와 있으니 남민우가 나타나지 않으면 스피커 들고 길바닥에서 사람을 찾겠다고 협박했다.
그 성격이면 진짜로 할 짓이라 결국 남민우는 진서하를 찾아갔다.
혼을 내려고 마음먹었지만 붉어진 눈시울과 억울한 표정을 보자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여긴 왜 온 거야.”
그 한마디가 떨어지자마자 진서하의 눈물이 와르르 쏟아졌다.
그녀는 하루 종일, 저녁까지 울었고 남민우는 결국 그녀의 연락처를 다시 추가하고 다시는 삭제하지 않겠다고 약속까지 했다. 그리고 그녀를 달래서 호텔 방까지 잡아주었다. 그렇게 잠잠해지나 싶었는데 또 메시지가 왔다.
[선배, 어떤 남자들이 나한테 집적거려. 나 좀 데리러 와줘... 흑흑, 야식 먹으러 나오지 말 걸... 나 너무 무서워.]
남민우는 미간을 꾹 누르며 집에 있던 차를 몰고 그 위치로 향했다. 도착한 곳은 야외 포장마차였고 손님도 별로 없었다.
진서하는 슬립 탑에 짧은 반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작은 도시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세련된 차림이었다. 실제로 건너편에 앉아 있던 몇몇 남자들이 계속 그녀를 흘끔거리고 있었다.
남민우는 굳은 표정으로 걸어가 그녀 팔을 덥석 잡고 끌어냈다. 그 순간, 진서하가 슬쩍 미소를 지으며 그 남자들에게 눈짓을 했다.
돈을 받은 그들은 서로 눈치를 보더니 따라 나왔다.
“아가씨, 친구 좀 하자고~”
진서하는 겁먹은 듯 남민우에게 달라붙어 그의 품 속에서 부들부들 떨었다. 남민우는 밀어내지 않고 그녀를 감싸 안은 채 차갑게 말했다.
“더 귀찮게 하면 신고할 겁니다.”
“친구 하자는 게 뭐 어때서. 에이, 여자 친구가 이렇게 예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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