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화
이총 골목으로 돌아온 후, 강청서는 집에서 안정을 취했다.
그날 섭정왕부에서 일어난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지만, 그녀와 강희천은 그 일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강청서는 마당을 쓸면서 달포 동안의 평온한 삶을 돌아보았다.
윤희준이 사흘마다 의원을 보내 약을 갈아주었을 때 그녀는 의원과의 대화 중에서 오라버니가 윤희준의 목숨을 구해준 적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은혜를 갚기 위해 윤희준은 그들에게 집 몇 채와 가게 두 개를 주려 했으나 오라버니가 단호히 거절했다.
결국 오백 냥을 받고 목숨을 구해준 은혜에 대해 언급하지 않기로 했다.
인정이 두터웠던 윤희준은 오라버니가 없을 때 몰래 그녀에게 왕부의 영패를 주며 어려운 일이 생기면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이니 언제든 왕부를 찾아오라고 했다.
강청서는 그의 성의를 무시할 수 없어서 영패를 받긴 했으나 절대로 윤희준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향시가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오라버니는 매일 진시에 외출하여 사시에 집으로 돌아왔고, 낮에는 장안 거리의 책방에서 유생들의 경전을 들었으며 밤에는 촛불을 켜 놓은 채 축시까지 밤새워 공부했다.
강청서는 무리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었으나 어떻게 입을 열어야 할지 몰랐다.
십여 년간 열심히 공부한 결과, 이제 곧 향시의 마지막 관문에 들어섰으니.
기초가 튼튼하지 않은 많은 수험생은 머리카락을 들보에 매달거나 바늘로 허벅지를 찌르며 공부에 매진하고 있었다.
그녀는 매일 오라버니를 위해 닭죽을 끓여 영양 보충을 해 주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으나 다행히 은자 오백 냥이 있어 생활이 넉넉해졌다.
마당의 낙엽을 다 쓸고 나서, 강청서는 고개를 들어 푸른 열매가 맺힌 감나무를 올려다보았다.
그것은 전에 살던 거주자가 심은 나무였다.
그 거주자는 이 집에서 십여 년을 살다가 재물을 많이 모은 아들과 함께 북성으로 이사를 했다.
그러고 보니 이 집의 풍수도 괜찮은 것 같았다.
“똑똑!”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서 옆집의 장선자가 이야기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