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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그녀비운의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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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화

‘이 삼천 냥이면… 청서가 한동안은 좋아하겠지.’ 강희천은 생각하며 문 앞에 서서 손등으로 문고리를 똑똑 두드렸다. 곧 급한 걸음 소리가 들려왔고 문 안쪽에서 걸쇠가 벗겨졌다. 문이 열리자 그 뒤엔 낯선 여인이 서 있었다. 얼굴은 곱고 단정했으나 처음 보는 이였다. 강희천의 웃음이 서서히 사라졌다. 그는 문간에서 두어 걸음 물러서더니 문패를 다시 한번 올려다보았다. 분명히 이곳이었다. 새로 이사 온 집이 틀림없다. 문을 연 미숙은 강희천을 알아보자 또렷한 목소리로 인사를 올렸다. “도련님, 돌아오셨습니까?” 강희천은 미간을 더욱 좁혔다. 여인의 낯은 분명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입고 있는 겉옷은 강청서의 옛 저고리였다. 그는 말을 삼키지 못하고 낮은 음성으로 물었다. “그대는 누구요?” 미숙은 문지방을 넘으며 손을 뻗어 부축하려 했으나 강희천은 그 손을 미묘하게 피해 걸음을 옮겼다. 이윽고 더 차가운 목소리가 이어졌다. “그대는 누구고, 청서는 어디 있소?” 그의 눈빛은 강청서와는 달랐다. 부드럽고 온화한 따뜻함이 아닌, 속내를 꿰뚫을 듯한 깊고 어두운 기운이었다. 미숙은 눈을 맞추지 못하고 고개를 숙인 채 조용히 답했다. “도련님... 저는 아씨께서 거리에서 데려오신 몸종입니다. 이름은 미숙이라 합니다.” 말을 마친 뒤, 미숙은 슬며시 주위를 살폈다. 어둑한 거리엔 바람만 스칠 뿐, 인적은 없었다. 그녀는 자연스럽게 손을 뻗어 강희천의 손에 들려 있던 비단 상자를 받아 들었다. “밤이 깊었습니다. 아씨께서 도련님 걱정을 많이 하셨고 방 안에서 오래도록 기다리고 계십니다. 부디 어서 들어가시지요...” 강희천은 조용히 상자를 내려다보았다. 어느샌가 손에서 빠져나가 있던 그것이 지금은 낯선 여인의 품에 안겨 있었다. 눈빛 사이로 잠시 인내의 기색이 일렁였고, 그는 말없이 뒤따라 마당 안으로 발을 옮겼다. 허나 무언가 석연치 않았다. 미숙이란 여인의 눈빛이 어딘가 수상했다. ... 다섯 칸을 오가야 비로소 닿는 안채는 반 마지기 가까이 되는 땅에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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