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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그녀비운의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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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화

그제야 미숙은 알 것 같았다. ‘대군마마께서 마음에 두신 이는 저런 이였던가.’ 그리 생각하니 어째서 그토록 많은 규수들이 앞다투어도 대군의 눈에 들지 못했는지 알 것도 같았다. 그 눈길은 애초부터 어떤 여인을 향해 있었는지도 모른다. 속내를 가만히 수습한 미숙은 곧장 고개를 숙였다. “아씨, 도련님께서 돌아오셨으니 두 분 말씀 나누시지요. 저는 다과 준비하러 다녀오겠습니다.” 말을 마친 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자리를 벗어나 부엌으로 향해 온수를 데우러 갔다. 대청 안. 강청서는 손에 쥔 책을 살며시 덮었다. 잠시 머뭇거리다 오늘 저잣거리에서 있었던 일을 조심스럽게 꺼냈다. 물론 이현익과 마주친 이야기는 한 자락도 내비치지 않았다. “길에서 마주친 자매인데 어찌나 영리하고 사랑스럽던지. 그대로 지나치기엔 마음이 놓이질 않았습니다.” “집안은 가난해도 뿌리는 성 외에 있는 선량한 백성이라 하더군요.” “언니는 미숙이라 하고, 제가 물어보니 밥 짓기며 청소, 바느질까지 무엇이든 손재주가 있다 하였습니다. 성격도 밝고 붙임성이 있어서 집안일에 도움이 될 듯합니다.” “동생은 아직 열한 살이라 작고 여립니다. 이름은 월하라 하며 말도 야무지고 생김새도 예뻐서 사람 마음을 끌지요. 밤이 깊어 눈을 비비기에 제가 먼저 들여보내 재웠습니다.” 강청서는 말끝을 흐리며 조심스럽게 오라버니를 바라보았다. “두 아이의 아비는 이미 세상을 떠났기에 뒤채 쪽 땔감 방에 모셨습니다. 내일 관을 마련하여 장사를 치르려 하니 오라버니, 부디 노여움은 마십시오.” 그 말을 들은 강희천은 고개를 살짝 숙인 채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품속에서 꺼낸 은표를 조심스레 청서의 손에 쥐여주었다. “내가 무엇 때문에 화를 내겠느냐. 말동무도 생기고, 네가 덜 힘들어진다 하니 오히려 기쁘구나.” “오늘 잔칫집에 다녀왔는데 우연히 시를 지어 이긴 셈이 되었지. 저번에 네가 화상각에서 보고 한참을 망설였던 그 구름 무늬 옷 기억나느냐? 내일 가서 그거 사거라.” 강청서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은표 세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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