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화
“도련님을 봐서라도, 저희 자매를 곁에 두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때, 방 안에서 나와 있던 강희천이 그 말을 들은 순간 눈매가 아주 조금 흐려졌다.
하인은 두어야 하는 건 분명한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는 ‘내 사람’을 고를 때, 반드시 신분이 분명하고 내력이 깨끗한 자만을 쓰는 법이었다.
지금 이 자매는 출신도 모호하고 말도 눈빛도 너무 과했다.
그 연기가 저잣거리 명창보다도 더 능숙했다.
이런 자를 어떻게 곁에 두겠는가.
그저 지금은 그들 뒤에 숨어 있을 자를 끌어내기 위해 일부러 곁에 두는 것뿐이었다.
강희천은 잠시 눈빛을 거두며 감정을 조용히 눌렀다. 곧 온화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남겠다면 청서 곁에서 손발 부지런히 움직이도록 하거라. 매달 보름마다 세 냥씩 은전을 줄 것이니 그걸로 네 쓸 일 알아서 챙기면 된다.”
“나중에 돈을 모아 본인의 몸값 문서를 도로 찾고 싶다면 청서에게 말하거라. 우린 억지로 붙들진 않을 테니.”
“다만 이 집에서 계속 살고자 한다면 앞으론 함부로 울거나 무릎 꿇고 겁주는 짓은 삼가거라.”
“오늘은 그냥 넘기겠지만 다음이 또 있다면...”
말끝은 짧았지만 충분히 날카로웠다.
미숙의 눈빛이 순간 흔들렸다.
순간적으로 번진 긴장감은 그녀의 미간에 드리워졌다.
분명 모두가 말하길 강희천은 학문 높고 말씨 부드러운 인물이라 했는데 막상 마주하니 어쩐지 섣불리 넘볼 수 없는 위압이 있었다.
미숙은 속이 섬찟했다. 얼굴빛도 사뭇 달라져 고개를 곧추세우며 말하였다.
“걱정 마십시오. 저와 월하는 아씨를 정성껏 모실 것이고 다른 마음 품는 일은 결단코 없을 것입니다.”
그제야 강희천은 눈빛에 서린 냉기를 거두었다.
그리고 조용히 고개를 돌려 상 위의 음식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쯤 하자. 손 씻고 상에 앉거라.”
...
식사가 시작되었지만 강청서는 종종 눈길을 들어 오라버니의 얼굴을 조심스레 살폈다.
겉으론 언제나 그랬듯 단정하고 온화해 보였지만 방금 전 미숙에게 내비친 그 싸늘한 말투는 강청서가 알던 강희천의 모습과는 달랐다.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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