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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그녀비운의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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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화

모든 준비를 마쳤을 즈음엔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 있었다. 등불 하나둘 밝혀지고 부엌에선 푹 곤 닭국이 김을 내며 익어가고 있었다. 상 한편에선 미리 덥힌 약주가 은근한 온기를 머금고 있었다. 하루 종일 부지런히 손발을 놀린 탓에 강청서야 말할 것도 없고, 미숙과 월하마저 녹초가 되어 있었다. 강청서는 이마의 땀을 닦고 손을 씻은 뒤, 부엌 안 가득 차 있는 상차림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속으로 투덜거렸다. ‘다음부터 이런 연회는 반드시 주막에 음식 맡기든지 사람을 써야겠어. 우리 셋이서 이 많은 걸 감당하긴 너무 버겁네.’ 그때였다. 가장 먼저 도착한 이는 같은 강남 출신 유생인 공선우였다. 예전에 강희천이 이총 골목 근처 집에 머물던 시절, 공선우는 떨어진 서책을 되찾아주러 왔다가 강청서와 잠시 마주한 적이 있었다. 그 짧은 인연이 나쁘지 않았기에 강청서는 그를 사근사근하고 예의 바른 사람이라 기억하고 있었다. 이번에 공선우는 아내와 함께 동행하였다. 황여정은 남쪽 고을의 부잣집 규수로 온몸에 비단을 걸치고 금옥을 달았으나 도리어 성정은 너그럽고 호쾌하였다. 그녀는 강청서를 보자 이내 눈빛이 환해지더니 몇 걸음 다가와 강청서의 손을 다정히 잡고는 감탄을 터뜨렸다. “어머나, 이렇게 곱게 생긴 낭자가 세상에 또 있단 말인가!” 또르르 구르는 듯한 동그란 눈동자에 장난기가 넘쳤다. “에구, 저 강 서생도 참 얄미워라. 몇 번이나 우리 집에 밥 얻어먹으러 들락거리면서도 정작 누이동생은 한 번도 보여준 적이 없다오. 매번 ‘내 누이는 낯을 많이 가립니다’라며 입을 막더니 이게 다 무슨 소리였을꼬! 뭐가 낯가림이오? 그건 그냥 속셈이 있었던 게지. 괜히 우리가 낭자를 가로채 갈까 봐!” 그 말에 모두들 크게 웃어 순식간에 웃음이 가득 퍼졌다. 강청서는 얼굴이 홍조로 물들어 그 손을 놓지 못한 채 작게 웃으며 말했다. “언니, 그만 놀리셔요. 마침 몇 가지 먹을 것과 오락판도 마련해 뒀으니 혹 흥이 나신다면 잠시 놀다 가셔도 좋습니다.” 황여정은 오히려 강청서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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