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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그녀비운의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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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화

이현익의 거절 의사가 궁궐에 전해졌을 때, 선황색 용포를 입은 소년은 창가에 앉아 김연희와 마주 앉아 바둑을 두고 있었다. 이것은 바둑이 아니라 김연희가 갑자기 떠올라 만든 오목이었다. 오목은 바둑처럼 매 순간 긴장하며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고 계책을 세워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고 편하게 둘 수 있는 놀이였다. 그는 두어 번 둬 보더니 오목에 푹 빠져버렸다. 궁인들과 오목을 둘 때면, 그들은 임금이라는 신분을 의식해서 열 번 중 아홉 번은 그가 이기게 뒀다. 그래서 조금도 재미가 없었다. 오직 이 선녀 누이만이 그의 신분을 잊고 친구처럼 대해 주었다. 어머니처럼 잔소리하지도 않고 섭정왕처럼 무섭게 굴지도 않았다. 선녀 누이는 얼굴도 예쁜 데다가 늘 새롭고 기발한 생각들을 쏟아내는 터라 그는 그녀를 궁궐로 불러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했다. 오늘 밤도 마찬가지였다. 일찍 핀 매화가 드문드문 피어 있었고 창문으로 들어온 매화 그림자가 바둑판에 드리워져 자단으로 만든 바둑판에 그윽함과 고요함을 더했다. 삼세판에서 이세를 이긴 이경원은 기분이 좋아 보였다. 그는 내시가 가져온 백자 찻잔을 가리키며 웃는 얼굴로 말했다. “김 낭자, 이 차를 드셔 보시오. 민성에서 새로 진상된 운무산 차인데 첫맛은 달콤하고 끝 맛은 은은하면서 마음이 한결 편안해지더이다.” 맞은편에 앉은 김연희는 눈썹을 살짝 움직였다. 그녀는 열 살 남짓한 어린 임금이 왜 자신에게 이렇게 호의적인지 알 수 없었다. ‘설마 내가 혹시 주인공 버프를 받는 건가?’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조금 편안해졌다. ‘힘들게 환생했는데 아무런 보상도 없을 리가 없겠지.’ 임금의 호의 덕분에 그녀는 이제 언제든 궁에 들어갈 수 있었고 그가 하사한 옥패 덕분에 김 씨 상단은 어디를 가든 편의를 제공받았다. 김씨 가문에서 그녀의 지위도 하루아침에 높아졌다. 예전에는 그녀 앞에서 거들먹거리던 둘째 언니 김민서는 교지로 그녀가 섭정왕의 측실로 정해졌을 때도 시큰둥하게 굴며 깎아내리기 바빴다. 하지만 이제 그녀가 폐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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